헌 옷

기억 수거함

by 박희종

오랫동안 입지 않은 옷들은

옷장 안쪽 구석에

자주 입던 옷을 뒤적이다.

스쳐가는 촉감으로 기억되어



한 때 나를 빛나게 하던

나의 추억에 가득 차지하던

너무 많이도 아끼고 아껴서

낡지도 못한 채 유행이 지나쳐버린


오랫동안 입지 않은

쉽게 버릴 수도 없는 나의

순간의 추억과 그 날들의 숨결이

퀴퀴하게 찌들어 있는


나의 꿈은 변하지 않아

아직도 하나도 달라지지 않아

그저 그 자리에 그저 그대로의

낡지도 못한 채 남아 있어

나의 꿈은 버리지 못해

아직도 아무것도 이루지 못해

그저 그 맘대로 그저 미련대로

옷장 깊이 담겨 있어


오랫동안 꺼내지 않은 꿈들은

마음 안쪽 구석에

현실이란 이유를 뒤적이다

스치는 쓰림으로 기억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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