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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성희 Oct 31. 2022

지속적인 관계

2022년 아르코문학창작기금 선정작



나 혼자만 그러는 거 같은데 봄이 왔다 


보여 줄 게 있어서요 

말보다 실천하는 사람들은 이른 봄에 태어났다 


여기저기에서 

안에서 바깥을 움켜쥐고 싶은 듯 


있는지도 잊은 지도 모르고

봄을 맞이하고 알게 되는 일이 


일상이 멈추질 않을까 봐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엄마의 계절은 가을에도 왔다 


오 남매로 부족해서

원 플러스 원에 씨감자 같은 칠 남매는 


무슨 일이 없는데도

엄마는 어디든지 버선발로 내달리고 내던졌다 


젖가슴이 철썩 내려앉아

숨어 있기 좋은 치마 속은 언제나 고요해서  


밖은 바람 불고 추운데도

이상하게 이곳만은 따뜻했다 


따뜻하다는 말이 보이지 않게

움켜쥔 것이 있었으면 다행인데 다행인데 


여름이 가고 가을이

한껏 느껴지는 날


그날이 아들 생일날

우리는 만나서 헤어졌다 


그래도

지속되어야 하는 일은 


겨울 봄 여름 그리고 가을 


누군가 내게로 걸어왔으면 눈물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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