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가야 할지도 잘 모르겠어요
요즘은 그런 기분이 자주 들어요.
다들 잘 달려가고 있는데
나만 멈춰 있는 것 같은 느낌.
친구는 또 시험 잘 봤고,
누구는 벌써 대회 준비하고 있고,
누군가는 "나 꿈 정했어" 같은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해요.
근데 나는 아직도
내가 뭘 좋아하는지도,
어디로 가야 할지도 잘 모르겠어요.
그래서 가끔은 그냥 책상에 앉아서
창밖만 멍하니 보기도 해요,
길 가는 사람들, 하늘, 나무들...
나 빼고는 다 제자리를 잘 살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여서 괜히 조용해져요.
근데요,
그럴 때마다 마음 한 구석에서 이런 말이 떠올라요.
"그래도 괜찮아. 지금 멈춰 있는 것 같아도,
사실은 천천히 가고 있는 거야."
진짜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라도 말 안 해주면
나 자신한테 너무 미안해질 때가 있어서요.
세상이 자꾸 빨리 가라고 말해도
나는 나 속도대로 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좀 느려도, 조금 헤매도,
그래도 나만의 걸음으로 계속 가고 있다는 걸
나 자신이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혹시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어디론가 너무 멀게 느껴지고
다들 앞서가는 것 같아서 조급해진다면,
나랑 같은 걸음으로 걷고 있다고 생각해 줘요.
우리,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어요.
조금 멈췄다고 해서 끝나는 게 아니니까요.
그저 오늘 하루를 잘 지나온 우리한테
조용히 박수 한 번 쳐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