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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담글 Feb 24. 2022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


드라마 제목을 보면서 

아, 이별 이야기인가 보다 했었다


마흔의 나이에도 여전히 예쁜 여배우는 담담하게 헤어질 때까지만 사랑하자고 말했다.



연인과,

친구와,

부모님과

그래…

우리는 모두 지금..

헤어지는 중이다.



어떤 식으로든 이별해야 하는 인연들과 

지금, 헤어지는 중.




여든 하나의 아버지가 허리 디스크 수술을 받으셨다.

주전부터 통증을 호소하셔서 그저 고령의 허리 통증 정도로 생각했으나

얼마 전부터는 진통제도 안 들어서 전문병원에 가서  MRI를  찍어보니 

디스크가 터진 상태라고 한다.

입원 전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해서 선별 검사소에 갔다

긴 줄을 대신 서있다가 차례가 되어 차에 계신 아버지를 불렀다.

허리 통증으로 구부 정한채로 한쪽엔 목발을 한쪽엔 사위의 부추김을 받고

힘겹게 걸음을 옮기시는 모습에

눈물이.. 왈칵.. 솟는다.

우리 아버지, 언제 이만큼 늙으셨을까.

작아지셨을까.. 



동네 헬스장 최고령 회원이지만

팔 근육이 빵빵해서 젊은 사람 못지않으셨는데

몇 주 사이 거동이 힘드셔서 근육이 다 빠져버렸다.

가늘어진 팔다리 때문에 더 작아진 우리.. 아버지.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아버지와의 이별도 언젠가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어쩌지,

엄마 없이 아빠 없이

나 어찌 살까.

헛으로 나이를 먹은 듯

갑자기 너무 두려워졌다.



어느 순간

내 앞에 훅 하고 와있는 이별..


대비를 해야 할까, 나중에 더 슬플 테니 지금부터 정을 조금씩 떼야하나 쓸데없는 생각까지 해본다.


그러나,

헤어지는 게 무서워

지금, 사랑하는 걸 주저할 필요는 없겠지.



행복했던 추억으로 남겨진 시간을 채울 수 있다면 헤어짐도 그저 슬픔뿐은 아닐 테니.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행복할 거야.

후회하지  않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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