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동안 준비한 물리토론대회가 끝났다.
아이는 후련한 마음에 오늘, 말이 많다.
기여코 베개를 들고 안방으로 와 아빠를 내쫓는다.
"엄마랑 잘거야~~ "
불을 끄고 어둠이 익숙해질때까지 내내 조잘댄다.
친구들 얘기, 선생님 얘기, 또 내년으로 다가온 수험생으로서의 포부(?)까지.
엄마손을 만지작거리던 아이는
"친구들이 내가 좋대~~ 편하다나?
나는 참 잘 자란것 같아
사랑을 많이 받아서 그런가봐~ "
잘 자랐다!
이보다 좋은 평가는 없다.
고마운 녀석.
아이의 가슴에 사랑이 가득해서
힘든시간들을 견뎌내주고 나름 즐기면서 자라고있다.
항상 나의 걱정이 무색하게 잘해내는 아이!
세월호 뉴스를 함께 지켜봤던 그 밤,
잠든 아이의 얼굴을 매만지며
아무것도 욕심내지 않고
그저, 내곁에서 스무살이 되고 서른살이 되기를
공부 못해도 좋고 속썩여도 좋으니
건강하게 함께만 있기를 바랬었다.
이 바램이 다른 기대로 퇴색하지 않기를
매 순간 나를 다잡는다.
덩치는 커졌어도
여전히 엄마에겐 아기인 딸아,
아름다워야 할 너의 열여덟해가
책상과 문제집과 수행평가로 채워지지만
너의 지금의 노력이
반짝이는 스무살을 만들어줄거야.
고맙고 사랑한다~♡
2022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