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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담글 Jul 02. 2021

언제든 전화해

두해전 여름,

엄마는 갑작스러운 호흡곤란으로 응급실에 가셨다.

숨을 못쉬겠다며 가슴을  마구 치고 눈물까지 흘리시는데 속수무책..  그야말로 할수있는게 아무것도 없었다.

병원이라 어떻게든 해주겠지 하면서도 당장 나아지지 않는 상황에 나도 울 수 밖에.


온갖 검사를 다하고 다행히 심근경색은 아니라 진단을 받았는데, 그렇다면 왜 극심한 호흡곤란이 왔을까.

병원에서는 심리적인 원인, 증상이라 진단했다.


공황장애.


우리 엄마가?

지금?


엄마를 힘들게할 상황은 지금 현재 아무것도 없었다.

오래전 몇가지 힘든 일들이 이제서야 발현된다는 추측정도.

그러나 마음의 병도 쉽게 볼건 아니였다.


그리고

엄마에겐 여름이 트라우마가 되었다.

더위가 오기 시작하면

가슴을 치고 응급실에 가고 힘들었던 검사와 뜻밖의 진단까지  그 모든 상황이 두려운 것들이 되었다.


퇴근 후

안색이 좋지 않은 엄마에게 왜그러시냐 물으니

어젯밤, 또 갑자기 두려워져서

몇번이나 내게 전화를 하려다가 말았다 하신다.



하지~

왜 안했어.

전화해야지 아프면!


나의 핀잔에



너 놀랄까봐..


아휴.  

엄마~~




나는,

진통이 시작하자마자 젤 먼저 엄마에게 전화를 했다.

바로 달려오셔서

아기를 낳을때까지 14시간을 꼬박 옆에 있어주셨다.

나에게 엄마는 언제든 부를 수 있는 존재인데

엄마에게 나는 몇번을 생각하고 도저히 못 참을 때에 부를 수 있는 존재일까.



더 만만해져야겠네.

엄마에게



오늘 밤엔

그래서

파닭치킨을 시키고 엄마아부지를 오시라해서

점 십원짜리 고스톱을 치며 깔깔거렸다.


놀다 내려가신 엄마에게

메세지를 보낸다.


엄마

언제든 전화해

나 그럴려고 여기 있는거야~



나는

엄마집의 윗층에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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