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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담글 Jul 02. 2021

그 딸에 그 엄마

요즘 아이들은 팬픽 소설을 쓴다.

좋아하는 아이돌이 주인공인.

아이가 한동안 글을 끄적거리는가 싶더니 어느 날은 통장으로 3만 원쯤 돈이 입금되었다.

그다음엔 9만 원.

자기 글을 읽고 응원을 해주면 그 받은 응원이 돈으로 환산되어 일정 금액이 넘으면 현금화가 되는 모양이다.

몰래 그 앱에 들어가 어찌어찌 알아낸 딸의 작가명을 검색하여 글을 읽어보았다.

어린 줄만 알았는데 요 녀석!

로맨스 소설을 썼네~~


그런데 이 사실을 안 아이는 작가명도 바꾸고 더 이상 글을 쓰지 않고 잠수를 타버렸다.

창피했다나..


누군가 읽어주면 좋은 글도 있지만

아이는 아는 누군가에게 보이기엔  쑥스러웠을지 모른다.

맘도 모르고 아는 척을 했으니..


1년쯤 아이는 절필했다.

너무 미안했다.




얼마 전,

웹드라마 공모전이 있다며

품으로 걸린 신제품 블루투스 이어폰이  탐난다고 10명 안에만 들자며 준비를 하겠단다.




드디어 발표일!

어느 때보다 경쾌한, 아니 괴성에 가까운


"  엄마!  "


덜컥 상.

기말고사 준비기간이라 하네마네 하더니

응모는 했었나 보다.



그리고  얼마 후,

작품 계약을 하자며 담당자에게 연락 받았다

8장짜리 계약서도 받았다.

꽤 큰 계약금도 제시받고, 몇 가지 제안도 있었다.


딸의 첫 번째 계약서를 뽑아 앞에 두고 보니

상장을 받아왔을 때의 기쁨과는 또 다르다.

기특한 녀석.




그런 딸에 버금가는 엄마가 되려고,

브런치 작가 신청도 해보고

백일장에 작품도 내봤다.

결과를 기다리며, 어찌나 조마조마하던지.



우리는

그 딸에 그 엄마가 되었다~^^



2021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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