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가 사랑이었을 때
초라한 모텔방.
벽지는 진한 파랑이고, 조명은 너무 어두워서
서로의 얼굴도 다 보이지 않는다.
딘과 신디, 한때 뜨겁게 사랑했던 그들은 지금,
같은 침대 위에 있지만 너무 멀다.
처음엔 모든 게 가벼웠다. 버스 안, 지하실 스튜디오,
우쿨렐레 소리에 맞춰 노래하던 그날.
신디는 웃었고, 딘은 그녀의 눈을 들여다보며
세상에서 가장 부드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 노래가 You Always Hurt the One You Love였다.
상처를 주는 사람은 결국 가장 가까운 사람이라는 진실을
그들은 그때는 미처 몰랐다.
시간은 지나고, 사랑은 물처럼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간다.
딘은 여전히 같은 사랑을 주지만, 신디는 이제 더 이상
그 사랑을 받을 자리에 있지 않다.
모텔방에서 신디는 말한다.
"난 그냥, 우릴 지키려는 거야."
하지만 그 말속엔 이미 멀어진 감정의 뒷모습이 있다.
라디오에 흐르는 음악, Grizzly Bear의 Lullaby.
낮고 서글픈 멜로디가 그 방의 침묵을 감싸 안는다.
사랑이 끝나간다는 건 크게 부서지는 일이 아니라,
조용히 조용히 식어가는 것이다.
딘은 애쓴다. 가장 깊은 마음으로 그녀를 안지만,
그 품은 더 이상 따뜻하지 않다. 어깨너머로 흐르는 눈물처럼
그들의 사랑도, 이 방을 끝으로 사라진다.
< 우리가 사랑이었을 때 >
서로의 눈을 바라보던 날은
기억이 되고,
서로의 등을 바라보던 날은
현실이 된다.
사랑은 붙잡는 게 아니라
흘려보내는 일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