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일이와 수일이> 김우경 글, 권사우 그림 <우리 교육>
개학 날이 되면 '개학'이라는 것 자체가 주는 약간의 불안이 있습니다. 아이들의 개학 불안은 그리 오래 가지는 않습니다. 불안을 가지고 학교에 오긴 하지만, 어느새 친구들을 보고 반가운 마음이 듭니다. 학교에 오기만 하면 나도 모르게 '불안'을 잊고 반가운 감정에 올라타게 되지요. 그러나, 기쁨도 잠시 한 두 주 지나고 나면 약간의 매너리즘에 빠지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학교 학원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학원 과제도 지겹고, 학교 수업도 따분하게 느끼는 과정이 오는 것이죠.
이럴 때는 '늘상 반복적으로 하는 일들'에 대해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어떻게요?'
일상에 빠져 살다 보면 다르게 보기가 쉽지가 않아요.
생각의 전환을 위해 책 속으로 빠져보기를 해볼까요? 그렇게 정한 책이 '수일이와 수일이'입니다.
교과서에도 일부 수록되어 있기도 해서 아이들과 함께 읽어 보았습니다. 작가 김우경님의 동화인데요. 작가님의 여러 동화들 가운데 작가의 교훈적인 목소리가 가장 절제된 동화라고 합니다. 전지적 시점에서 가르치는 내용 보다도 인물들의 관점에서 대화하고 행동하는 부분들이 아이들로 하여금 동화에 좀 더 빠져들게 하는 부분이 있다고 하지요.
저는 아이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통독'하는 것을 제 1원칙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끝까지 흥미를 잃지 않고 읽을 수 있는 책을 선택하는 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이들의 관심사나 현재 겪고 있는 갈등 상황들을 반영한 동화라면 더 좋겠지요. 학원이라는 일상이 아이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충분하다는 생각을 하여 이 책을 읽어볼까? 했다 가도 현재 이 시점의 아이들의 상황을 묘사하기에는 현실성이 좀 모자란 감이 있어 좀 망설였던 책입니다.
이 소설 속 배경은 2001년이라 '속셈 학원'이나 '전화번호 안내원'과 같은 지난 시대를 보여주는 단어들이 나와서 몰입도가 떨어지지 않을까?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때나 지금이나 겪고 있는 고민은 크게 다르지 않기에 선택했습니다.
역시 남학생이과 여학생 모두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습니다. 다 읽고 나서 뒷 부분 이야기 바꾸기를 해 보았습니다.
수일이는 집에 온 가짜에게 말한다.
"공부로 대결하자!"
"갑자기?"
"난 내 실력으로 널 없애버릴거야!"
"그래."
종이 두 장을 꺼내 딱 1문제로 결정한다. 문제는 어렵고 엄청 복잡한 문제다.
"어렵군"
가짜와 진짜가 같이 말한다. 수일이는 포기할까 생각할 때 가짜는 풀기 시작했따. 그때 진짜 옆으로 소근 소근 말이 들린다.
"답 19" 덕실이였다. 수일이는 마음 속으로 개 뼈 100개라도 주고 싶었따. 진짜 수일이가 답을 말하자 가짜 수일이는 연필을 떨어뜨렸다.
"너가 이겼어. 인정!"
"야, 너두 할 수 있네. 지금처럼 꾸준히 잘 공부해봐."
"노력은 배신하지 않아."
가짜 수일이는 원래의 모습으로 점점 변해갔따. 그런데 사실 덕실이가 알려준 것을 눈치챘지만 수일이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 싶은 가짜 수일이의 큰 그림이었다. 다행히 그 마음이 전해져 진짜 수일이는 계획을 세워 열심히 공부를 시작하였다.
"수일아! 화이팅!"
아이들의 바꾼 이야기를 읽다 보니 , 지금 당장은 하기 싫어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이들은 다 알고 있는 듯합니다. 쓰다 보니 스스로 알게 되었네요. 그런 기회를 제공해본다면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