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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하원 Jun 12. 2024

베스트 오퍼, 쥬세페 토르 나토레



관객들의 평은 '위조인 사랑이어도 진품의 미덕이 있다.'라고 하나 같다.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걸 찾겠다. "그림 잘 그리고 미술 좋아한다고 예술가가 되는 건 아냐. 내면의 신비가 있어야지." 올드먼이 작가 빌리한테 한 말이다. '내면의 신비' 이건 보통의 인간적인 심상 가지곤 나오지 못한다. 추한 것에서 어떤 불가항력적인 아름다움에 사로잡혀봐야 한다. 조금은 걱정되는 뉘앙스로 "미친 것 같아."라는 것이 있어야 한다. 나에게도 그런한 신비가 있을까. 



"인간은 예술과 같아. 보기엔 진품과 같지만 위조할 수 있지." 사실 나는 이 말에 오히려 위로받았다. 내가 자주 나를 위조한다. 친구한테나 지인한테. 이 마음이 내가 사랑하는 "예술"과 같다는 말에서 위조의 결백함을 인정받은 기분이었다. 위조에 대해 또 다른 대사가 등장한다. "위조는 추하다는 말이 아니에요. 진품이 아니란 거지." 진품은 '가치'라는 말로도 형용할 수 없다. 그 자체다. 작가가 내면의 신비를 표현한 작품. 



누구나 자기표현이 욕구가 있지만 결국 '작가'가 누구냐에 따라 다르다. 작품은 진품이 될 수 있지만 인간 모두 누군가의 위조품, 혹은 모조품 같다는 생각이 든다. 평범한 악을 다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기를 진품이라 주장해도 자기 욕심일 뿐이다. 고귀하고 고결한 하나가 진품인데 모두 기성품처럼 똑같다. 악을 사랑하고 자기 멋대로 사는 군상들이. 



위조는 결국 무지한 자가 산다. 감쪽같으면 뭐 하나, 진품이 아닌데. 미덕은 진품에만 존재한다고 느낀다. 치열한 사색과 고통 속에서 탄생한 진품만이. 내가 진품인지 아닌지는 심판대에 서봐야겠지. 레스토랑에서 모두 짝을 지어 대화하는데 올드먼은 혼자다. 이걸 보며 비혼이 서러울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오래 산다면 혼자 타들어가는 촛불처럼 너무 외로워 보였다. 위조에도 미덕이 있길 바라는 연약한 마음뿐. 위조를 진품으로 알아볼 수 있으나 진품을 보고도 모르는 자들이 세상에서 가장 헛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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