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 4차산업혁명 시대 뜨는 직업
3차 산업혁명을 주도한 핵심기술은 반도체半導體(Semiconductor)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제 그 반도체(칩Chip)에 인공지능(AI)이 융합돼 4차산업혁명을 주도하고 있다. ‘칩’이란 수십에서부터 수천 개의 반도체로 이루어진 약 5mm 크기의 얇은 조각을 말한다. ‘마이크로 칩Microchip’이 원말이다.
반도체는 상온常溫에서 전기를 잘 통하는 금속과 잘 통하지 않는 절연체와의 중간 정도의 전기저항을 가지는 물질이다. 액체일 수도 있으나 보통은 고체이다. 반도체의 특징은 일정 온도 범위 내에서 저항률이 감소하게 되는 데 있다. 온도의 상승과 더불어 저항률이 증가되는 금속과 다른 점이다.
반도체에 이용되는 원소는 주로 실리콘(硅素·Si)과 게르마늄(Ge)이다. 이 가운데 실리콘은 오늘날 반도체산업에서 매우 중요한 구실을 한다. 기계공업분야에서의 철과 비슷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반도에 있는 반도체 주축의 첨단기술 연구단지를 ‘실리콘밸리Silicon Valley’라고 한다.
반도체가 산업사회에서 본격적으로 각광받기 시작한 것은 1950년 이후부터이다. 1950년에 접합형 트랜지스터가 실현되면서 반도체 이용은 새로운 양상을 띠었다. 모든 산업분야에서의 전자회로소자素子가 크게 부상한 뒤 산업사회의 정보화 사회로의 전이를 가속화시켰다.
1960년대에 접어들면서 다수의 반도체소자 및 기타 부품의 집합화集合化가 촉진되어 집적회로集積回路(IC)가 실용화 되었다. 이전의 개별적 반도체소자가 점차 집적회로소자로 대치되어 오늘날의 반도체는 반도체 집적회로의 대명사가 되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반도체소자가 생산된 것은 1965년이다. 미국의 고미그룹이 국내에 합작투자회사를 설립하여 트랜지스터를 조립, 생산한 것이다. 그 뒤 페어차일드Fairchild·모토롤라Motorola·시그네틱스Signetics 등 여러 외국업체가 계속 들어왔다. 그러나 국내의 저렴한 인건비와 유능한 기능인력을 이용한, 단순조립에 불과했다. 이들 노동자는 결과적으로 국내 반도체산업을 신장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때 등장한 신기한 물건이 트랜지스터라디오였다. 처음엔 수출을 위주로 하다가 이것이 국내에 보급되면서 전통가요 붐을 일으켰으며, 오늘날 K-팝의 원동력이기도 하다.
1974년 삼성반도체통신주식회사의 전신인 한국반도체주식회사가 설립됐다. 이로써 국내기업에 의하여 처음으로 손목시계용 IC칩과 트랜지스터칩 등이 개발, 생산되었다. 1970년대 후반 한때 한국의 전자손목시계가 세계시장에서 수위를 차지할 만큼 인기를 끌었다. 이를 계기로 국내 반도체산업의 주축을 이루는 실리콘 중심의 IC산업발전 기틀이 마련되었다.
1980년대 이후 국내기업의 부설연구소 및 외국의 현지법인 설립 등을 통해 기술개발도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특히 IC 중에서 기억소자의 경우, 1984년 64K DRAM, 1985년 256K DRAM과 64K SRAM, 1M ROM의 개발과 양산체제가 확립되었다. 그리고 1986년 1M DRAM, 1988년 4M DRAM, 1992년 64M DRAM을 개발한 국내 반도체업계는 128M DRAM을 시판하면서 세계시장에서 상위를 차지하였다. 1993년에는 256M DRAM, 1995년에는 1G(G=109비드) DRAM이 나왔다. 이처럼 반도체 기억소자기술에 대한 집적도集積度를 계속 높여온 국내 업계는 이제 그 칩에 인공지능(AI)을 융합, 4차산업혁명 주도 제품을 생산하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참고문헌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외>
현재의 반도체로는 AI에서 요구되는 빅데이터 처리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미래학자 커즈와일은 “2020년 이후에는 반도체IC 기술이 새로운 형태의 기술로 대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 새로운 기술은 아마도 현재 연구되고 있는 광학 또는 양자(Quantum) 컴퓨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반도체IC를 대체하는 것으로 DNA, 나노선, 유기분자 등을 이용하는 전자 소자가 연구되고 있다. 인텔은 13만 개의 신경세포와 1억3,000만 시냅스를 갖춘 ‘랍스터 뇌’보다 더 복잡한 구조를 지닌 ‘로이히Loihi’라는 암호명의 뉴로모픽 칩Neuromorphic chip을 개발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로이히는 128개 코어로 구성되며, 각 코어는 1,024개의 인공 신경세포를 갖고 있다고 한다. 다만 800억 개의 뉴런으로 구성된 사람의 뇌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하지만 14nm 공정 기술에서 제조된 이 시험용 로이히 칩은 기존 AI 신경망과 비교해 약 100만 배 높은 학습률을 자랑한다. 또 에너지 효율은 기존 방식보다 1,000배나 높다고 한다.
언론에 따르면 AI칩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기업은 인텔뿐만이 아니다. 테슬라는 애플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 반도체설계 전문가 짐 켈러Jim Keller 주도로 반도체 전문회사 AMD와 함께 자동차용 AI칩 개발에 나섰다. 이에 따라 현재 AI칩을 개발하는 구글·마이크로소프트·애플·아마존·IBM 등과 기존 반도체 회사인 인텔·엔비디아·퀄컴 등과의 경쟁이 치열한 실정이다.
한편, ‘시냅스Synapse’는 뉴런 상호간 또는 뉴런과 다른 세포 사이의 접합관계(시냅스결합)나 접합부위를 말한다. 시냅스는 중추신경계의 회백질 또는 말초신경계의 신경절에 존재한다. 1가닥의 신경섬유는 갈라져서 다수의 신경세포와 시냅스결합을 하기도 하고, 또는 하나의 세포체에는 다수의 섬유로부터의 분지가 시냅스결합하여 신경회로망을 형성한다.
2023년 들어 구글 자회사 딥마인드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컴퓨터 칩 설계를 자동으로 하는 방식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앞서 국내 연구진도 전류 누설을 줄이고, 분류 정확도를 높인 새로운 개념의 시냅스 선택소자를 개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앙일보 보도(2022년 11월 9일)에 따르면 한양대 박재근 융합전자공학부 교수 연구팀의 ‘신개념 시냅스 선택소자’ 관련 논문이 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SCI)급 국제학회지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피인용지수 32)’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이처럼 뉴로모픽 칩과 같은 새로운 AI칩의 상용화는 2020년 대들어 챗GPT(ChatGPT)를 필두로 구체화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AI칩의 시장규모가 상상을 초월할 만큼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AI와 관련된 기업의 파일럿(견본) 프로젝트의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보다 쉽게 AI를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 등장함에 따라 관련 시장이 폭발적으로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AI 시장의 확산을 이끄는 상위 분야는 △자동차 △항공우주 △금융 △광고 △소매 △통신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헬스케어 등이다. 이와 함께 대통령 직속으로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는 정부 역시 AI시장을 이끄는 주축이라 할 수 있다.
이제 반도체IC는 사실상 AI칩이 그 자리를 대신해 나간다고 봐야 한다. 삼성과 LG 등 반도체를 개발, 생산하는 국내 기업들도 반도체IC보다는 AI칩 분야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청소년들이 4차산업혁명 시대에서 살아남으려면 AI칩 분야에 도전해야만 한다. 사무직보다는 기술직이 유망하다. 그러므로 반도체IC 및 AI칩 분야에 대한 공부와 연구로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