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째 날, 3월 26일(수)
☑ 바얀작(Bayanzag, 불타는 절벽)
바얀작은 남부 고비 사막의 붉은 사암절벽으로 ‘불타는 절벽’이라 불린다. 1920년대 세계 최초로 공룡알 화석이 발견된 고고학적 명소이며 트레킹과 협곡 탐험이 가능하다. 붉은 사암 절벽이 석양에 빛나면서 마치 불타는 듯한 장관을 연출하여 ’플레이밍 클리프(Flaming Cliffs)'라는 별칭이 붙여졌다.
우리를 위해 수고해 준 수그라 씨(게르에서 일하시는 분)에게 우산을 선물하고 7시 40분에 바얀작으로 출발! ‘바얀’은 ’부유한, 풍요로운’이라는 뜻이며 ‘작’은 낙타가 먹는 관목의 명칭이다. 바얀작은 ‘풍요로운 작나무의 땅’이며 고비사막의 대표적인 화석 지대이다. 두근두근!
8시 50분. 눈아지랑이가 끝없이 더기 씨의 눈을 어지럽힌다, 우리는 멋진 풍경에 넋을 잃었지만. 먹을 게 없어 산 아래까지 내려온 산양이 우아하게 길옆에 우뚝 서 있다. 그러나 도와줄 방법은 없다. 고비산은 단 하룻밤 사이, 노루가 쏜살같이 달리는 하얀 눈의 사막으로 변했다. 없는 것도 순간, 있는 것도 순간. 푸르공은 더기 씨에게 두리안 사탕 하나를 주며 “스톱”만 외치면 바로 선다. 삼성핸드폰은 영하 13도의 날씨에서도 작업을 수행하며, 나의 기대에 한 치도 어긋남이 없다. 지난 몽골 여행에서도 ‘더보기’의 프로동영상 기능으로 찍은 은하수와 100배 줌으로 당겨 찍은 산봉우리 위 얼룩말 사진은 오스트리아 사람이 가진 아이폰을 눌러줬지! 아이폰을 자랑하며 나의 승부 근성을 어찌나 자극하던지, 도전을 받아줬었지.
11시. 바얀작 가까운 마을. 영하 3도. 비수기라 식당들이 문을 닫은 곳이 많아 어기 씨가 고생이 많다. 어기 씨는 지인 찬스로, 가까스로 닫힌 식당 문을 열고 차에서 반시(양고기를 넣은 작은 고기만두)를 꺼내 우유와 소금, 녹차를 넣어 다츠를 만들었다. 신라면에 물을 붓고, 나는 남아 있던 밥으로 볶음밥을 만들었다. 그러니 식당의 부엌만 빌린 셈이지. 하고 싶은 대로, 알아서, 쪼대로 점심을 먹었다. 자동차를 타고 온 식당 주인이 화장실을 열어주었고, 더기 씨는 주유를 하러 갔다.
어린 소년이 산타클로스처럼 기념품 가방을 메고 나타났다. 15세의 강수르트는 방학이라 부모님을 도와 관광객을 찾아다니며 물건을 판다. 학생을 좋아하고, 학생이 공부하는 모습을 사랑하고, 이렇게 착한 학생이면 무조건 도와줘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다, 선생 출신이라.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낙타 인형들을 주욱 품에 안는다, 아 따지긴 했구나, 그 와중에도 오랜 습관으로 인해 기념품 값을 흥정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