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사랑한다는 말

by nomad

지난주 엄마와 오랜만에 데이트했다. 대형 쇼핑몰을 거닐고 밥도 먹고 서점에 들러 책을 읽었다.

뭐니 뭐니 해도 제일 재밌는 주제는—누가 뭐래도 남동생의 연애 이야기.

막냇동생은 한창 열애 중이다.

늦바람이 무섭다더니, 과연 그렇다.

얼마 전에는 녀석이 엄마에게 사랑한다고 말씀드렸단다.

"뭐? 뭔 일이래?"

"걔가, 여자친구한테 사랑한다는 말을 얼마나 자주 했는지... 하다 보니, 엄마에게 못한 게 생각났대."

그냥 웃음이 팍 하고 터졌다. 귀여운 놈.

여리고 착한 너는, 연인에게 사랑을 속삭이면서 한편으로 엄마께 미안한 마음이 들었구나. 세심한 너다운 발상이었다. 너의 사려 깊음에 다다르지 못한 나는 왠지 부끄러워 더 크게 웃어버렸다.


너의 사랑이 앞으로도 그저 귀여웠으면 좋겠다.

너의 '사랑해'라는 말이 앞으로도 너의 주변을 물들였으면, 그래서 기어이 닳지 않았으면.


2025. 7. 4.


덧. 우리 남편은 시어머니한테 안 그런 것 같은데라고 했더니 우리 엄마 왈,

"너한테도 안 했겠지."

뼈 때리는 나의 모친

남편아, 이거 보고 있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