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455 (Ep2. 우리가 잃어버린 멸종위기사랑)
사랑의 종말론, 사랑해 정말로
언어유희를 통해 드러내고자 한 것은 사회에 대한 비판인가, 음악의 예술적 표현인가
사랑이라는 것이 우리 인간만의 고유한 감정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이것을 개개인마다 다르게 표현 가능하다는 것은 고유하다고 생각한다. 말로, 행동으로, 혹은 또 다른 무언가로. 우리의 상호작용은 어두운 공간을 밝게 비추기도 하며, 메마른 토양에 스며드는 빗방울이 되기도 하겠지.
오늘날 사회에는 이러한 상호작용이 점차 감소하고 있다. 단체, 집단보다는 개인과 나. 인정과 포용보다는 비판과 시기. 어느 순간 우리 사회에는 사랑이 있었던 것처럼 표현된다. 음악에 대한 평론은 아니나, '멸종위기사랑'이란 작품을 통해 위에서 언급한 것들이 오로지 나만의 생각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우리는 그간 무엇을 놓치며 살았는가. 과연 놓친 것일까, 혹은 버린 것일까.
'멸종위기사랑'에 대한 대중의 의견은 요새 보기 어려운 따뜻함이 묻어있다. 갈등과 투쟁이 만연한 세상에 우리가 놓치고 있던 무언가 있었다고. 그렇게 말하는 그들은 진정으로 따뜻한 세상과 사랑이란 한 마디를 그리워했을까. 그저 흘러가는 사회의 분위기에 편승하듯 다수의 의견에 동조한 것은 아닐까. 먹어보지도 않고 미슐랭 식당과 오마카세를 극찬하는 무지한 사람들처럼.
나 역시 모순적인 인간일 수 있단 생각에 머리가 지끈거린다. 진정한 행복과 사랑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도 바라보기만 해도 역겨운 것들이 존재한다. 당장이라도 그만두고 헐뜯고, 비난하며 부정적인 감정들을 마구마구 토로하고 싶은 순간들이 있다. 이러한 이중적인 나도 우리 사회에 사랑이 필요하다고. 세상에 사랑이 멸종하기 전에 우리가 그것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그렇게 말해도 되는 것일까.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타인을 이유 없이 사랑하는 것이 너무나 어렵다. 쉽게 화해하고 용서하며, 다채롭게 어울리던 나는 어디에 있는가. 이러한 모습조차 과거에 '있었다'라고 표현해야 할 만큼 나는 나를 잃어버렸던 게 아닐까.
남아있는 것들을 모조리 긁어모아 조그마한 사랑을 하나 만들었다. 그러나, 보잘것없는 이 작은 것을 누군가에게 선뜻 내민다는 것은 참으로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고이 품어 더 크게 만들고자 했던 나의 노력은 어디에 갔는가. 작지만 존재했던 나의 사랑 하나는 알게 모르게 놓친 것일까. 멸종되기 전에 버려버린 것일까.
'사랑의 종말론'보다 '사랑해 정말로'가 더욱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입에 담고 내뱉기 더욱 쉬운 것은 분명 전자일 것이다. 나는 누군가에게 진심으로 사랑을 전달해 본 적이 과연 있을까. 다른 이들의 의견을 보고 분석하고 판단하기 이전에 우선 나부터 바라보자. 나는 진정으로 사랑의 종말론에 대해, 멸종위기사랑에 대해 두려워하는가.
내가 정말로 바라는 사랑이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