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_<불어야 할 바람, 내려야 할 눈>

by 현재

그럴 필요가 있는가

그렇게 싸울 필요가

그렇게 얻어야 할 필요가

그렇게 높아야 할 필요가

그렇게 맞춰야 할 필요가

있는가 싶다

그러고 보니

그게

내가 낸 뒷 발자국들이다


그렇게 보니

그런가 보다 한다



그렇게 오래 또 오래

비틀거리다 뛰다 넘어지다 물구나무를 서다

날아버리면 될까 퍼득거리다 구르다 네발로 걷다

이리저리 춤추다 그냥 머무르다 주저앉아 울다 웃다

멍하니 넋을 잃다 어느 순간

방향을 바꿔 뒤로 한 발자국씩 천천히 걸으니

그 모든 지남과 흔적들이 뒤로 남아

가슴속에 안기고 쌓여

소복히 쌓인 조용한 눈 같아라

그 모든 몸부림과 하나하나의 숨과 떨림까지

슬픔과 기쁨의 작은 정도까지

모두 완벽하고 완전하게 그려진 이야기임을

그러니 종이 한 짝 같은

그런 흔들면 나풀거리는 눈발 같은

불면 쉽디쉬운 무형 같은 발자국에

너무 설레이지도 화나지도 슬프지도 기쁘지도 말라

그걸 못하겠으면

그냥 마음껏 그렇게 해라



나는 또 그런가 보다 한다

꿈을 꾼다면 이 무대의 약속을 따르라


단지 뒤로 돌아

한 발자국만 뒤로 걸어라


그렇게 보니 나는 또

그런가 보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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