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_<너그러움>

by 현재

1

이젠 지칩니다

모든 게 저 강물 밖에서

노을로 지고


나는 이제와 고백 비슷한 무엇을 합니다

하지만 무엇이 잘되고 잘 나갔다면

저는 한참 오만한 인간이 되었겠지요?

그러니 당신의 시나리오는 참 맞습니다 정확합니다


그러나 이 무대는 일장 일단이 있어

그 짧은 것들을 덧대어 세우기엔

이젠 번거롭고 질리는 마음이 드는데

이것도 아셨던 건지요

물론 그렇겠지만 아무래도 한번 더 묻는 건

조금은 억울하기도 해서요 안 그렇겠습니까

물론 뻔뻔한 것이 맞겠지만 그래도 푸념은

이곳에 내밀지 않고서는 들어줄 사람도 없습니다


당신은 항상

내가 바라는 것을 주시는 편은 아니었지만

돌아보면 그보다 더 거대한 것을 주셨습니다

그러니 원망도 못하고

입 다물고 그냥 잠자코 하루를 보냅니다

오늘은 술을 좀 마신 채로

엉킨 것들을 보면서 무겁기도

혹은 누군가를 원망하다 그만두기도



2

아, 아마 이 모든 것들은 꿈이겠지요?

취하니 더 그런 것 같기도 하고

모두 신기루처럼 잠시 날린 모래바람들

이젠 제가 무얼 원하는지조차도 모르겠습니다

자신을 속일 마음도 당신을 속일 마음도


당신은 나에게 무얼 원하나요

모닥불가에 앉아 당신과 이야기를 나누며

나는 온기 속에 있습니다

오늘의 밤은 가능하면 좀 늘어지게 부탁합니다

이젠 그만 여유 있고 마음 편히 쉬고 싶어라

시간도 시선도 아득해져 따뜻한 창밖의 내리는 눈


투정 부린다 치고 한 번은 눈감아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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