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층
선배를 만나기로 한 날이 밝았다.
지하철에서 내려 선배네로 향했다. 내 걸음으로 약 15분 정도가 걸린다. 가는 길에는 온통 꽃을 내놓은 꽃집만 눈에 들어오는 걸 보며 봄이 왔다는 걸 느꼈다. 그러니 아무래도 꽃을 살 수 밖에 없었다.
아직 피지 않은 꽃봉오리들 사이에 하나만 꽃이 핀 식물을 데리고 문을 두드렸다. 문이 열렸다.
"어서 와, 웬 꽃이야?"
"봄이네요"
선배는 현관 신발장 위에 식물을 올려두었다.
"여기가 해가 제일 잘 드는 곳이야" 그러고는
마침 오늘이 본인의 음력 생일이라고 말했다.
매번 받기만 한 마음을 봄이 돼서야 조금 덜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