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느꼈던 것과는 분명 다른 종류이다. 이제 더는 여유분으로 남겨둘 뒷걸음칠 여백이 없다. 그렇게 한다면 아마 그대로 꼬꾸라져 여기서 사라져 버릴 것이다. 근데, 매번 불안은 이런 식으로 새롭게 다가오는 걸까
이번 불안은 정말 불안. 심장은 하루 종일 긴장 상태에 놓여 언제든 멈출 것 같고, 조금이라도 놀랄만한 것이 있다면 죄다 놀라버리곤 한다. 벗어나고 싶다고 벗어날 수도 없다. 드디어 과거에 지은 죄들을 이렇게 맞닥뜨리는 것일까. 시간을 바꿀 수 없다는 것에서 오는 무력한 불안, 바꾼다 해도 바뀌지 않을 나에 대한 비참함도 함께다. 자고 나면 잠시간 괜찮다가 깨어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다시 움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