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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된 사람
Jan 28. 2022
먹성 좋은 세 식구가 저녁 밥상에 마주 앉았다.
창고에 작은 아지트를 만드느라 저녁이 늦었다. 남편이 점심때 남은 국과 밥으로 먹자고 한다. 저런... 셋이 먹자니 애매한 양의 밥이다.
냉동실을 뒤져 냉동만두와 치킨너겟을 보태기로 결정했다.
식사 후 운동을 갈 예정인 남편이 식사를 준비하는 동안 주택의 서늘한 욕실 공기를 내가 데워놓은 뒤, 아이가 들어온다. 먼저 나온 사람은 식사 준비를 거든다.
음식 앞에 물러섬이 없는 남편. 그 아빠를 닮은 아이. 요새 먹성 폭발하는 나. 셋의 리드미컬한 식사가 잠시 정적에 이른 순간, 남편이 내게 물었다.
더 구워줄까?
한 개 남은 만두를 먹지 않고 아쉬운 마음을 다독이던 참이었다. 나는 냉큼
"어!"
만두를 구우려 일어나던 남편이 아이에게 사뭇 의기양양한 목소리로 말했다.
남편: "○○아, 이게 바로 엄마 아빠의 사랑이다."
아이가 헤헤 웃으며 만두를 집어 든다.
아이: "어. 맞아! 고마워"
나: "그렇지. 이건 엄마 아빠의 소박하고 분명한 사랑이야"
아이: 아니지~ 엄마 아빠의 분명하고 대단한 사랑이야."
2차로 구운 만두를 먹으며 아이의 오늘 자 피구경기에서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이야기에서부터 남편의 군대 태권도 각 잡는 썰까지 곁들인 유괘한 저녁식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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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혹이 되어서야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줏대를 세우려 애쓰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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