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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별 Feb 18. 2024

가슴에 호소하라는 부장님, 숫자를 말하라는 팀장님

협상의 단면을 읽는다. 그리고 둘다 틀렸다.

우리 회사에는 '위원회'라는 이름의 회의체가 많다. 크고 작은 의사 결정을 내리기 위해 임원들이 모여 사안에 대한 가/부를 결정하는 자리이다.


그날도 나는 회의체를 통과시키기 위한 자료를 만들고 있었다. 실무선 합의는 끝났고, 돌발 상황만 벌어지지 않는다면 가결이 되는 상황이었다.


조금은 긴장하셨는지 회의체 발표를 앞두고 부장님과 팀장님은 본인들의 의견을 말하기 시작했다. '구체적인 숫자는 이미 제출 자료에 나와 있는것이기 때문에 말할 필요도 없다. 듣는 이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가슴에다 말을 던져야 한다.'라고 도돌이표처럼 말을 하는 부장님. '무슨 소리냐. 기본적으로 이 건으로 인해 파생될 수익성과 효과성에 대한 어필없이 어떻게 상대방을 설득시키냐.'라며 고장난 라디오처럼 반복하는 팀장님.


가결되게 사전협의 해두었으니, 실수만 없이 발표하세요..라고 속으로 생각하던 나는.. 딴 생각에 빠졌다. 사람 사이에서 진짜로 '설득'이 필요한 상대방을 설득시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나는 상대방이 '싫으면' 솔직히 그 사안이 이성적으로 얼마나 합당한지에 대해 들을 마음이 전혀 안생긴다. 오히려 머리로는 맞다고 생각하지만 그 사이의 오류를 찾아내어 나이스하게 거절하고 싶어진다. 상대방과의 사이에서 그 사안에 대한 공감을 불러일으키는것 이외에 기본적인 '관계, 신뢰'가 훨씬 중요건 이 때문이다.


하지만, 상대방과의 관계가 아무리 좋다하더라도 그 상대방이 가져온 사안이 '말도 안되면' 그 사안은 수용할 수 없다. 그것은  나 자신을 속이는것이기 때문이다. 그 사안을 이성적으로 꼼꼼히 봐야 하는 이유이다.


결론은, 평소에 감정적인 관계도 이상이 없어야 하고  사안에 대한 합당성도 있어야 하는 것이다.


너무나 어렵고, 어쩌면 하나마나한 이야기 이지만, 주변인과 가능하면 좋게 좋게 잘 지내고 합리적인 일처리를 평소에도 연마해야하는 까닭이다.


마주치는 그 누군가가 너무 싫더라도 나부터 그 마음을 조금은 누그러뜨리고 고운 눈길로 볼 수 있도록 수련해 봐야겠다. 그게 미래의 나를 위하는 길이라는걸 이 글을 쓰면서도 다시 한번 깨닫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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