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워킹맘이지만 불안하지 않습니다.

워킹이어서 잘 키울겁니다.

by 빛별

"차장님, 부디 그 마음 변하지 마시오. 저도 아이가 학교들어가기 전에는 그렇게 생각했어요. 하지만 아이가 학교를 들어가서 잘 못따라가니 그게 다 엄마인 내 탓 같아요."


얼마 전 회사 복도에서 마주친 또래 동료와 나눈 대화다. 인성도 일도 똑부러져 보이는 그 동료의 아이는 이제 초3이다. 기대와 다르게 아이가 상위권으로 보이지 않고 선생님이 전화를 주셔서 이 방법 저 방법을 권하시니 불안한 감정을 마주한다는것이다. 본인이 무엇인가 덜해서 일어난 일로 여겨지는 마음이란다. 그리고 덧붙이는 말, "아이도 중요하지만 나의 삶도 중요하자나."


옆에서 보기에 그 동료는 누구보다 아이에게 진심이었다. 항상 아이를 관찰하고 있었고 주변 전문가들에게 도움을 구하고 있었다. 심지어 유치원때는 영어유치원도 보냈던 열심인 엄마다. 하지만 무엇인가 부정적인 피드백과 마주칠때면 '내가 워킹맘이라서' 라고 생각이 흐르는것 같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는 나의 중요한 지표인 예전 경험을 근거로 한다.

때는 육아휴직을 하고 24시간 아이에게 모든 에너지를 집중했던 아이의 영유아기. 나의 모든 관심사는 아이의 우유량 이었다. 어떻게든 많이 먹여보려고 갖은 수를 다 썼던거 같다. 당시 신랑에게 잠시 아이를 맡기고 외출했을때 가장 먼저 확인했던것이 '아이가 우유 얼마나 먹었어요?'였을 정도였으니까.


하지만 마음과는 달리 아이는 성에 차게 많이 먹지 않았고 영유아 검진을 다녀오는날은 마치 낙제점을 받은 학생처럼 나는 풀이 죽었다. 마치 엄마인 내가 아이에게 우유를 충분히 먹이지 않아 아이가 또래에 비해 크지 않은것으로 느껴졌으니까 말이다.


지나고 보니, 그게 엄마인 나때문 이었을까. 아니다. 나는 아이에게 충분히 권하였고 그 다음은 아이의 선택과 몫 이였다. 내가 후회가 없는 이유는 더이상 권할 수 없을 정도로 권했고 아이를 살펴보았기 때문이다. 교육도 마찬가지이지 않을까.


그리고, 전업맘도 바쁘다. 어쩌면 워킹맘보더 더 바쁘다. 그러니까 워킹맘이 전업맘에 비하여 시간이 아주 많이 부족한 게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저녁 8시나 되어 들어오는 워킹맘이 참 뻔뻔하다고 할 수 도 있겠다. 하지만, 전업맘은 8시 전에 아이에게 돌아오기 쉬울까? 그런가요? 전업맘도 아이 저녁을 만들고 차려주고 설거지까지 한 후 아이 목욕을 시키면 빨라야 7시 아닐까. 1시간 차이이다. 오히려 워킹맘은 하루종일 아이를 못보았으니 8시부터는 정말 더욱 반갑게 아이 눈만을 볼 수 있다. 물론 2시간이지만.


워킹맘이라서 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오늘 내가 아이와 무엇을 했는지에 집중하려 한다. 그리고 아이에게 어떤 모습의 엄마를 보여줄것인지를 생각하려 한다. 나아가 급변하는 시대의 현역으로서 변화의 냄새를 정확하게 감지하고 앞으로 필요한 역량이 무엇인지 고찰하여 아이에게 그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노력하려 한다.


엄마로서 최선을 다하였다면 그 다음 결과는 아이의 몫으로 남겨 두겠다. 물론 나의 성적표라는 생각을 아예 밀쳐버리긴 힘들지만, 아이는 아이의 감정이 있을테니 말이다. 엄마의 '꺾이지 않는 마음"만 아이가 볼 수 있다면 그것이 언제든 필요할때 강력한 동력이 되어줄 것이라 믿는다.


그러니, 나는 워킹맘이어도 불안하지 않다.


p.s. 그런 나도 붙잡고 있를 단단한 가지가 필요하다. 그것은 하루 두시간 아이와 함께 책을 읽고 수학 문제를 푸는것이다. 추억이 될 수 있도록 즐겁게 또 즐겁게. 이 시간이 쌓여 아이가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어 공부독립을 했을때 엄마와의 따뜻한 시간이 단단한 방패가 되어 주었으면 좋겠다.


아이와 함께하는 즐거운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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