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당에서 지옥까지
1. 회사로 돌아가다
*스포츠 기록어플 회사 누르시면 지난 글로 연결됩니다.
내게 최악의 대표라는 인상을 남겼던 스포츠 기록어플 회사에서 나오고 치킨집을 떠나 다른 스타트업 회사의 면접을 보고 나와 결과를 기다리고 있던 시점이었다. 일주일 정도가 지나 또 불합격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던 중 그 회사를 떠나기 전 함께 대표와 야구를 한다며 알게 되었던 두 분의 형님이 함께 저녁을 먹자며 집 근처로 찾아오셨다.
한 분은 당시 야구팀의 감독을 함께 맡고 계셔서 야구이야기를 할 겸 놀러 왔다고 생각했는데 밥을 먹으면서 두 분의 이야기가 조금 진지해졌다. 그러던 중 내게 갑자기 핸드폰으로 한 여자 프로필을 보여주셨다. 그러면서 "얘 같이 일하기 어떤 것 같냐?"라고 물으셨는데 "되게 예쁘시네요?"라고 답하며 '왜 나한테 묻지?'라는 생각을 가졌다. 그러자 "같이 일할 수도 있으니까 자세히 좀 봐봐"라고 하셨다.
갑자기 무슨 얘기인가 싶었다. 그렇게 저녁을 먹으며 나눈 이야기는 대략 이러했다. 유명한 야구 리그에 중계 시스템 입찰을 들어가게 되었는데 가능성이 높다. 회사의 프로그램을 잘 알아서 운영하면서 동시에 경기 코멘트를 할 수 있는 중계 역할이 필요하다. 그래서 나를 해설자 역할로 미리 점찍고 함께 할 아나운서를 구해서 내게 그 프로필을 보여주신 거였다.
연예인 출신의 다시 방송을 준비하고 있는 친구였다. 내게 갑자기 다가온 너무 좋은 기회였다. 이 기회를 놓칠 이유가 없었다. 하겠다는 말을 하기도 전에 이 제안을 하신 형님이 "잘 부탁한다 잘해보자?"라고 말하셨는데 생각해 보겠다거나 하는 말은 필요 없었다. 역시 "잘 부탁드립니다." 대꾸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최악의 기억을 갖고 나온 회사였던 만큼 내게도 나왔던 당시의 이야기가 필요했다.
2. 든든한 방파제
내게 제안을 주셨던 형님은 회사에 투자를 통해 부대표 자격으로 회사에 오게 되셨다. 주먹구구식으로 일하던 대표를 옆에서 보던 중 아이템을 잘 다듬으면 성공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회사 경영과 기획에 참여하셨는데 나의 퇴사 경험담을 들으시고 회사에 복귀하더라도 보고는 대표가 아닌 본인을 통해서 회사의 업무도 자신을 통해서 가는 것으로 제안하셨다.
부대표님 뿐 아니라 야구팀의 감독으로 만나게 되었던 분이 은퇴 전 마지막 도전이라며 개발팀 총괄이사로 회사에 합류하셨는데 20년 넘는 인연으로 세 분이 함께 뭉쳐 꼭 성공해 보자는 생각을 하셨다고 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회사의 시스템을 알고 야구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이 회사로 합류했으면 하여 나와 대표가 좋은 끝맺음이 아니었음에도 나를 강력하게 추천하여 다시 데려오자고 하셨다고 한다.
새로 합류한 두 분 덕분에 회사에서 무슨 일을 해야 할지 몰랐던 시간들보다 새롭게 일을 배우고 무언가 내 손으로 직접 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며 일을 하게 되었는데 지난번 그만둘 때 몇 달을 회사에 앉아 버린 시간보다 두 분과 단 일주일 만에 더 많은 일을 배우고 느끼며 드디어 내가 일할 수 있는 최고의 장소를 찾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거기에 내 업무에 필요한 파트에 사람이 한 명 더 필요했기에 회사에 요청드려 아는 동생을 한 명 더 뽑았고 처음으로 회사에 출근하는 게 즐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그렇게 회사에 출근하는 그 자체의 일상이 소중하고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생각과 미래는 더 큰 행복이 찾아올 것 같다는 믿음이 생겼다.
3. 여전한 대표와의 업무
당시 정책 관련 사업을 통해 입찰에 성공하며 회사는 첫 매출을 올리게 되었는데 사업이 시작하고 5년 만에 있었던 쾌거였다. 부대표님과 개발총괄이사님이 대표의 서류를 꼼꼼하게 뜯어고치고 보완하고 발표 자료를 만든 결과였고 함께 준비하는 과정을 지켜보았던 나 역시 입찰 성공 자체만으로도 함께 흥분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발표 후 대표와 나 이사님이 협회에 들어가 처음으로 계약서 조항에 대한 논의와 합의를 위해 첫 미팅이 있었는데 첫 회의 당시에 회의로 오간 내용들을 나와 이사님이 노트에 정리해 온 내용과 대표가 정리해 온 회의록의 내용이 크게 달랐는데 부대표님과 함께 넷이 모여 의견을 나누다 부대표님이 협회 측에서 정리한 회의록을 보면 되겠다고 하여 보여드리고 대표가 회의 때도 혼자 다른 핀트로 접근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문제는 부대표님이 계약서를 확인했을 때 대표가 계약서에 넣어놓은 독소조항들이 문제였는데 이미 대표는 잔뜩 허세를 부리고 도장까지 찍어놓고 왔다는 것을 확인하고 당장 계약서 수정해 달라고 소리를 질렀지만 대표는 본인의 객기를 수습하지 못하는 사람이었다. 결국 이 독소조항 덕분에 우리는 계약 첫날부터 계약서의 사항을 이행하지 못하게 되었다.
-독소조항의 계약서
-함께할 수 없었던 아나운서
-밀리기 시작한 월급
다음 주에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