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로만 착한 체함, 또는 그런 짓이나 일
외국에서 운 좋게 21살이라는 나이에
대학을 조기 졸업했다.
그게 그저 좋은 건 줄 알았는데,
아니다. 어쩌면 공부를 지독히 싫어했던
나한테는 좋은 거일 수도.
그래서 난 사회생활을 또래보다 일찍 시작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무릇 20대 열정 가득한 청춘들이 흔히 말하는
워킹홀리데이, 세계일주, 캠프, 봉사활동.
20대면 그 또한 도전이고 용기라며 박수받는 그런 것들을
나도 할 수 있었을 텐데 왜 하지 않았을까.
이 또한 지금에서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다.
그래도 나한테 꿈은 있었다.
한국에 입국해 승무원을 준비했고 그리고 비행을 시작했다.
나의 열정 가득한 그 청춘이라는 시기에는
나름의 원대한 포부가 있었다.
비행기가 극도로 무서운 언니가 내 비행에서는 안심하길.
우리 언니와 같은 사람들의 마음 한구석에
내 존재가 다행으로 자리매김하길.
그때는 그럤다.
처음 보는 타인의 행복까지 생각했던 내가
지금은 의아하고 낯설다.
위선 같다.
이런 걸 사회의 때가 묻었다고 하는 걸까.
그냥 그때는 순수했다고 해두자.
지금은 남의 행복 따위는 내 알 바가 아니다.
내 행복을 찾아내기도 버거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