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치 기행] 이것이 '아방가르드'함의 원조이다

<우치 MS2 미술관>, 세계 최초의 아방가르드 작품들이 모인 곳

by 흑투리



아방가르드


제1차 세계대전 때부터 유럽에서 일어난 예술 운동으로 기성관념이나 유파(流派)를 부정하고 새로운 것을 이룩하려 했던 입체파 · 다다이즘 · 초현실주의 등의 혁신예술을 통틀어서 일컫는 말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Basic 고교생을 위한 문학 용어사전



'아방가르드함'. MZ 독자 분들, 어디서 많이 들어본 말 같지 않은가? 저게 대충 전문 용어라는 건 아는데, 언젠가부터 '아방가르드하다~'라는 수식어가 게임이나 커뮤니티 사이에서 자주 쓰이기 시작했다. 미술에 관심이 없는 필자 투리마저 특정 카페에서 '아방가르드'라는 유행이 돌아 알게 되었으니, 말 다했다. 확인해 보니, 해당 밈은 게임 '명일방주'의 '해묘'라는 프로듀서가 '지스타 2020' 컨퍼러스 인터뷰 도중 "이 깊고 아방가르드 한 음악을 우리 게임과 결합하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했다"라고 말한 게 발단이었다.



원체 이 게임사의 행보가 행사용으로 일회성 캐릭터 이미지를 공개하거나, 2년에 걸쳐 만든 4주년 테마파크를 4일만 운영하고 문을 닫는 등 기이한 행보가 많았다고 들었다. 그런 게임사의 이미지에 맞물려 '아방가르드'라는 말은 무언가 과감한 행적을 보이거나 기존 서브컬처 게임답지 못한 모습을 보일 때 게이머들 사이에서 쓰이게 되었다. 예를 들면 "이 캐릭터의 일러스트, 이번에는 어딘가 '아방가르드'한데~"라는 식으로 말이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알고 있지 않은가, '아방가르드'의 근본은 미술에 있다는 것을 말이다. 한자말로 풀이하면 '전위 예술'이라고 하는 이 현대 감성의 장르는, 기존의 예술과는 정면으로 부딪치는 혁명적 특성을 보인다. 좋아, 그러면 '아방가르드'가 게임 용어로 쓰이는 것도, 일종의 미술 사조라는 것도 알겠는데, '아방가르드 작품들'이 모인 미술관은 어디가 근본인가?



우치의 거리. 사진 저 멀리에 이번 글의 메인 관광지, MS2 현대미술관 건물이 보인다.



어디긴 어디겠는가. 바로 이번 글에서 설명할 투리의 목적지, <우치 MS2 현대미술관(Museum of Art in Łódź MS2)>이다. 아마 글의 제목에 투리가 언급할 장소가 나와서 눈치채신 분들도 있을 것이다. 사실 '아방가르드 작품'의 기준을 무엇으로 두느냐에 따라 대답이 달라지긴 하겠지만, 이 현대미술관의 특별한 점은 아방가르드 작품을 전용으로 한 박물관들 중에서는 세계 최초라는 것이다.



가장 최초로 모인 아방가르드 미술 컬렉션은 1929년 우치에서 결성된 아방가르드 그룹(a.r. group)이 외부와 협력하면서 모은 작품들이었다. 필자가 직전 글에서 '우치 MS1 현대미술관'에 대한 설명도 했었는데, 첫 전시는 그곳에서 시작했었다. 그러다 이후 위의 MS2 미술관이 마누파크투라 공장 건물에 지어지면서 해당 작품들은 그 신설된 곳에서 전시를 이어간다.



MS2 미술관의 정면 사진



자, 지금 보시는 저 건물이 바로 투리가 언급한 그 미술관이다. 상대적으로 건물에 상징성이 강한 MS1 미술관과 달리, 이곳에는 진짜 아방가르드의 정수를 맛볼 수 있는 작품들이 많이 있다. 말하자면 우치 현대미술관 세트의 메인코스인 셈이다. 단순히 농담으로 하는 말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봐도 이 미술관은 투리가 방문했던 폴란드의 현대미술관들 중에서 가장 재미있게 즐겨봤던 미술관이다. 그럼 한 번 들어가 볼까?



중앙 층의 복도 쪽.



조금 헤매다 입구를 찾아 들어가 보니 본인이 있는 곳은 맨 아래층이 아니었다. 복도를 구경하면서 재정비를 한 다음, 투리는 아래층 전시관부터 샅샅이 살펴보자는 욕심과 함께 박물관 감상 모드로 돌입했다. 보여다오! 그대의 정통 아방가르드 컬렉션을!




아, 그런데 깜빡하고 이 얘기를 못했다. 사실 투리가 먼저 들른 곳은 특별 전시회장이었다. 그래서 이쪽은 폴란드 순수 작품이 아니라 영국 예술가들의 작품들이 모인 곳이었다. 해당 작품들은 주로 콘월(Cornwall) 쪽의 St Ives라는 해안가로부터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다른 곳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작품들 역시 그 지역 고유의 풍경을 나타내면서 특유의 감성을 재현하려 했다고 한다.



(좌) Wreck of the Alba, Alfred Walls / (우) ICI Shed 1948, Ben Nicholson



Twilight, Adam Marczynski



고로 지금 여러분이 보고 있는 작품들은 비교적 추상 미술 쪽에 가까운 것들이다. 나중에 폴란드 코너 쪽을 보면, 일반인들이 아는 회화와는 확실히 격이 다른 작품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보는 것들은 그저 워밍업으로 생각하면서 천천히 감상하시길.



Abstract in Black, White and Ochre. Victor Pasmore



미술관에서 말하는 추상 미술의 특징에 대해서 간략히 설명하면, 해당 미술은 단순히 선정된 자연 풍경들을 모방하는 이미지를 깨트렸다고 한다. 그 일례로 1930년경, 현대 영국과 폴란드 예술가들은 특정 장소들에서 느낀 기분과 감정을 간략화된 구성 요소들과 섞는 새로운 시도를 했다. 물론 영감을 얻은 장소를 아주 안 표현현한 건 아니고, 순수한 형태들의 구성을 풍경을 연상시키는 요소들로 보충하는 모습을 보이기는 했다.



(좌) Composition I. Sandra Blow / (우) Composition II. Sandra Blow



확실히 지금까지 투리가 본 작품들을 살펴보니, 다들 어떤 장소를 연상시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그렇지만 투리가 아는 다른 일반 회화 작품들과는 분명히 결이 다르다. 뭔가 순수 미술보다는 미니멀리즘 느낌이 강하다고 말해야 하나. 아무튼 투리가 봤을 때는 그렇다는 얘기다.



Yellow-Yellow, Ultrablue, Crimson Red. Bob Law



물론 이 안의 모든 작품들이 다 풍경을 간략하게 표현한 흔적이 보였던 건 아니고, 위 사진의 작품처럼 미니멀리즘의 극치를 달린 듯한 작품들도 있었다. 저 작품을 처음 봤을 때 투리는 어딘가 교과서에서 본 듯한 기분이 들었는데, 작가의 이름을 보고는 아 본인이 착각했구나 싶었다. 왜냐하면 본인의 짧은 미술 지식은 저 작품을 칸딘스키의 작품으로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혹시나 본인의 독자들 중에 저 작품의 주인 되시는 Bob Law 작가님의 팬이 계신다면 그분들께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 솔직히 모를 수도 있잖아요, 봐주세요.



Landscape Sculpture. Barbara Hepworth



다는 아니겠지만, 여기 상당수의 작품들이 St Ives라는 곳에서 영향을 받은 작품들이라고 생각하니 뭔가 신기했다. 당장 저 위 사진의 조각도 추상 조각의 거장이라는 '바버라 헵워스(Barbara Hepworth)'가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한다. 대체 'St Ives'라는 곳은 어떤 곳이길래 이렇게 많은 예술가들에게 뮤즈를 제공한 것일까. 살짝 확인을 해보니, St Ives는 1940년대 제2차 세계대전 때 런던에서 활동하던 화가들이 피난 겸 거주지를 옮기면서 모인 곳이라고 한다. 그런데 그 고립된 독특한 분위기가 예술가들을 많이 자극했었나 보다. 이곳에서 영국의 추상 미술 운동이 펼쳐질 만큼, 해당 장소는 이후 현대 추상미술의 중요한 거점이 되었다고 한다.





혹시나 영국의 추상 미술 쪽으로 궁금하신 분들이 있다면, St Ives에 현대미술관이 하나 있다고 하니 그곳을 방문하면 좋을 듯하다. 어쨌든 지금은 운영하지 않는 특별전시관이기도 하고, 주제가 폴란드가 아니기도 하니 이 코너에 대한 해설은 여기까지! 지금 본 작품들은 이 미술관이 특별전시관으로 내놓는 작품들의 느낌을 확인하는 용도로만 보면 될 것 같다!





이제 한 번 위로 올라가 보자. 여기서부터 폴란드 현대미술가들의 작품들과 그들의 성향에 대해 본격적으로 설명해 보도록 하겠다!





여기가 바로 MS2의 메인이라고 할 수 있는 상설전시관의 모습인데, 이 미술관은 "Collection of 20th and 21st Century Art. Shifts"라는 테마 아래 미술관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서 키워드들 중 하나가 "Shift"라는 단어인데,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모든 작품들을 다 보여주기에는 미술관의 공간에 제약이 있다. 거기에 예술의 유행과 현재 흐름도 계속 변화함에 따라, 이 미술관도 지속적으로 전시하는 작품들을 변화(Shift)시킨다고 한다.



투리는 크게 관심을 가지지는 않았지만, 전시된 위치에 따른 작품들의 주제 테마도 명확하다. 어떤 작품은 신체를 부각하기도 하고, 어떤 작품은 시각적 이미지, 또 어떤 작품은 건축물 같은 물리적인 구조를 강조한다. 저렇게 공간에 따라 테마를 둔 의도는 미술관을 감상하는 관객들에게 각자의 반응을 유도해 좀 더 주체적으로 참여시키기 위해서라고 한다. 하지만 본디 화가 태생이 아닌 범부 투리에게 그 정도의 출제 의도(?)까지 기대하는 것은 무리한 일. 투리는 본인이 본 대표적인 작품들과 그 작품의 작가들에 대해서 설명하는 정도로만 이 전시관을 소개하도록 하겠다.





위 사진은 투리가 가장 첫 번째로 마주한 작품! 위 작품의 작가는 게르하르트 위르겐 블럼 크위아트코스키(Gerhard Jürgen Blum-Kwiatkowski)라는 독일계 폴란드인이라고 한다. 엘블라크(Elbląg)에서 오래 살았던 그는 그 도시의 공장 쪽 디자인 작업장의 최고 책임자였으며, 독일로 거처를 옮긴 뒤로는 여러 미술 학교들을 설립했다고 한다. 그가 추구했던 예술적 방향은 금속으로 이루어진 공간적인 형태를 통해 기하학이나 형태의 절제로 발전시킨 미니멀리즘 예술이라고 한다.



보면 위 작품에서도 공간을 활용한 요소가 딱 드러나는데, 다섯 개의 개별 오브제가 살짝 다른 비율과 간격, 깊이를 가진 채 배열되어 있다. 거기에 조명을 통해 아래에서 돌출된 강렬한 그림자라는 요소까지 더해져 작품의 완성도를 더하고 있다. 보는 각도에 따라 작품 속의 블록과 그림자가 반복적으로 어긋나는 점이 인상적이었는데, 작가는 이를 통해 유한한 구조 속에서의 무한한 변화 가능성을 의도했다고 한다.





현대미술 하면 위와 같은 3D 예술 작품들이 안 나올 수 없지 않겠는가? 위 작품은 카롤리나 빅토르(Karolina Wiktor)라는 시각 예술가가 만든 작품인데, 다른 예술가와 둘이서 'Grupa Sędzia Główny'라는 폴란드 현대 공연 예술을 10년 넘게 해 왔던 아티스트라고 한다. 그러다가 2009년이 되었을 때쯤 그녀는 뇌졸중으로 인해 실어증에 걸리고 마는데, 그 과정에서 그녀는 그녀가 겪은 이해력 저하 현상과 회복 과정을 살려 창의적인 작품들을 만드는 능력으로 승화시켰다고 한다.



그녀가 주로 사용했던 예술 작품의 재료들은 '시각적인 시'와 '문구' 들이었다고 한다. 그 외에도 그녀는 설치 미술 기법 역시 적극적으로 활용했으며, 위의 방법들을 통해서 언어와 커뮤니케이션의 경계를 확장시키는 형태의 작품들을 만들기도 했다. 위 사진의 작품 역시 그런 의미에서 설치 미술 기법이 담긴 작품으로, 일상적인 물체 속에서 물리적 세계와 감각적 인식의 관계를 성찰하는 것을 의도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런 깊은 뜻을 알 리 없는 투리는 그 작품을 처음 봤을 때 물을 마시고 싶다는 유혹을 참는 데만 급급했다.





다음 작품은 가모지 코지(Koji Kamoji)라는 예술가의 작품! 이름을 들었을 때 대충 눈치채신 분들도 있으셨겠지만, 이 분은 일본계 폴란드인이시다. 이 작가 역시 20세기 후반 폴란드 예술과 아방가르드 작품에 큰 열성을 보인 작가인데, 그게 어찌나 큰지 첫 경력이 1967년 바르샤바에서 연 개인 전시회였다. 그는 그의 작품 속에서 일본 특유의 심미적 감성과 함께 전통적인 아방가르드 느낌, 그 외에도 여러 철학적인 요소를 담아내려고 시도했다고 한다.



위 작품을 보면 알겠지만, 그의 작품들도 마찬가지로 미니멀리즘과 함께 숙고적인 분위기가 담겨 있다. 그가 활용한 재료들은 주변에서 흔하고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을 위주로 했고, 인간 존재의 본질을 찾아내면서 그 주변의 환경을 탐구하는 것을 작품들 속에서 의도했다고 한다. 약간 'Simple is the best' 컨셉인 건가. 애초에 그의 목표 자체가 도시 계획과 대조되게 잊어버린 것들을 되살리는 것이라고 하니, 초연한 면모가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다.



가모지 토시가 만든 또 다른 작품.





그다음으로 발견한 대표 폴란드 작가의 작품은 크쥐시토프 베드나르스키(Krzysztof M. Bednarski)! 해당 작가의 경우 1980년대부터 사회 비판적 메시지를 담은 작업을 많이 한 작가인데, 시대 상황에 대한 여러 은유들을 작품에 표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텍스트를 활용한 작품들도 자주 볼 수 있다. 이 작가의 대표적인 작품 중에는 'Moby Dick'이 있다고 하는데, 투리는 다른 사진의 작품을 가져왔다.



위 사진의 두 작품에 담긴 내용을 왼쪽부터 차례대로 해석하면, 각각 "악화의 다이내믹스", "추락의 자유"라고 한다. 거기에 계단식이나 지그재그 형태의 검은 선이 추락하듯이 나타나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어쩌면 작가는 일부러 메시지와 맞물리게 사회적 위기나 정치적 위기, 혹은 몰락을 관객들에게 시각화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폴란드 작가에 대한 소개를 두 명 정도만 더 하고 마무리하자. 위 작품은 브라운관형 TV에 담긴 영상형 작품인데, 저 영상을 만든 작가는 지그문트 리트카(Zygmunt Rytka)다. 그 역시 폴란드의 대표적인 시각예술가에 속한다. 바르샤바와 우치의 네오 아방가르드 공동체에 소속되어 있었던 그는 개념적이고 분석적인 예술 영역을 집중적으로 탐구했다. 그런 그의 면모는 일상을 사진 속에 담아 예술계의 삶을 문서화하는 데에서 잘 드러난다. 그의 작품들은 그가 기록한 사진들을 단순히 나열식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그 사진들을 통해 그가 세상을 인식하는 방식에 맞게 잘 체계화시켜 선보인다고 평가받는다.



위 작품 같은 경우는 이미지를 타임랩스로 기록해 만든 작품이라고 한다. 설명서에 따르면 리트카의 탐구 정신은 이 비디오 작업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고 하는데, 글쎄다. 투리가 봤을 때는 뭔가 풍자 영상 같았다만. 뭐, 사람마다 감상은 다를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리트카의 여러 작품들 중에서 투리가 가장 재미있게 봤던 작품은 위의 작품이었다. 작품을 보면 어떤 남자가 이소룡이라도 되는 듯이 허공에 발차기를 날리고 있다. 다소 과장한 듯한 그의 모습을 아래 벤치의 두 사람이 흥미로운 모습으로 바라보고 있다. 사진용 종이 위에 흑백 사진 형태로 만들어진 작품은 마치 옛날 흑백 TV의 한 장면을 보는 것만 같았다. 리트카는 대중문화의 상징을 이용해 사진을 연출하기도 했다는데, 위 작품이 그 대표적인 작품이다. 'Bluff'라는 이름의 이 작품은 소비 욕망의 순진함을 비판하는 작품이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작품은 투리가 가장 마지막으로 본 위의 알록달록한 3D 작품으로 하겠다. 해당 작품을 만든 인물은 로버트 루마스(Robert Rumas)로, 연출가, 전시 디자이너, 큐레이터로 활동하는 분이라고 한다. 그는 1990년대 폴란드 비평 미술 운동의 일원으로 이름을 처음 알렸다고 전해지는데, 당시의 운동은 폴란드에 만연했던 사회적 생활 규범 등을 비판하는 운동이었다.



그는 폴란드 사회의 현대적 정체성에 관련된 문제들과 국가, 종교에 관한 문제들에 관심이 많았고, 이를 비판하는 작품들을 많이 만들어왔다. 위의 대형 어항 같은 작품도 그 폴란드 비평 미술의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이다. 맨 왼쪽과 오른쪽에는 각각 예수와 성모 마리아의 석고상이 있고, 가운데에는 수족관을 연상케 하는 해양 동물의 석고들이 있다. 그는 위의 배치를 통해 폴란드 종교계의 피상적인 신앙심과 종교 산업을 지적하고 싶었던 것 같다. 신앙의 본질에 있어야 할 대상들이 각각 염색된 물이 채워진 수족관에 담겨 그 의미가 퇴색되다니...처음 봤을 때는 그 의도를 전혀 몰랐는데, 전말을 알고 나니 꽤 흥미로웠다. 단순히 눈만 즐거우라고 만든 괴짜 작품이 아니었던 것이다.








투리가 지금까지 직접 언급한 작가들은 6명이지만, 실제로 전시관 안의 작품들의 작가는 이보다 훨씬 많이 있다. 위의 작가들은 그저 투리에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작품을 만든 작가들 중 일부일 뿐이다. 아까도 말했지만, 위의 현대미술관은 상당수의 아방가르드 예술 작품들이 있는 유서 깊은(?) 미술관이다. 배치와 작품들의 종류는 시간이 지나면서 달라질 수 있겠지만, 순수한 폴란드 작가들이 표현한 아방가르드의 핵심이 잘 담긴 곳이 이곳이라는 것은 절대 부인할 수 없다.



지그문트 리트카의 또 다른 작품



그래서 솔직한 얘기를 하자면, 개인적으로는 교환학생 때 돌아다녔던 현대미술관들 중에서는 우치에 있던 이 MS2 미술관이 제일 재미있었다. 사실상 투리를 현대미술에 처음으로 흥미를 느끼게 해준 곳이 이곳이기도 하다. 기존의 미술관에서는 볼 수 없었던 여러 실험적인 형태의 작품들이 많아서 정말로 신선한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투리의 눈을 즐겁게 할 아방가르드 작품들은 뉴욕의 MoMA를 비롯한 다른 여러 미술관들도 많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그 미술관들이 더욱 많은 작품들을 보유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폴란드 예술가들의 오랜 고민과 고뇌 끝에 만들어진 순수한 폴란드산 작품들만을 기준으로 한다면, 그 깊이와 역사 면에서 'MS2 현대미술관'을 이길 곳은 손에 꼽을 것이라고 감히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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