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재입니다.
휴학 1회, 대학 졸업 1회 (하지만 아직 대학생)
우울증 및 조울증 6년 차
자살 미수 1회
각종 악몽과 형편없는 수면으로 불행하게 맞은 아침, 도합 4년
간헐적 정신과 약물 치료 n회째 재시작
주량은 1병 반에서 2병, 술 먹고 흑역사 n백번
알코올 의존증 진단으로 약물 치료 1회
(그럼에도 주 2회의 술자리 유지 중, 줄이려고 노력 중입니다, 진심으로)
사소하게라도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은, 대략 14년 차
그동안 써온 일기는 수 백 편
아끼는 사람들에게 보낸 편지는 수십 편
누군가에게 보내고자 했지만, 전달되지 못한 편지는 열댓 편
브런치 작가로 쓴 글 몇 편
그리고 유서 1편
지금까지 제가 모아 온 이력입니다.
당황스러우시겠지만, 우선 '앞으로 어떤 글을 쓸 것이냐'의 얘기부터 해보려고 합니다.
최근에 저는 큰 이별과 상실, 변화를 겪었고, 그 과정에서 정말 많은 생각의 변화도 있었습니다.
어느 정도 생각이 정리가 되었을 때 그 결론 중 하나는 '아, 역시 나는 글을 써야겠다'였습니다.
그냥 혼자만의 일기가 아니라, 누군가에게 닿기를 바라는 글을요.
제가 마음을 잡고 온라인에 글을 올리려고 시도한 게 처음은 아닌데, 그동안에는 매번 구체적인 연재의 방향을 계획하지 않았더라고요.
그냥 떠오르는 생각을 난잡하게 적어내고 던지듯 게시했던 것 같습니다.
몇 개의 그럴듯하다고 생각한 글을 주변에 보여주었을 때 '글이 너무 어렵다, 문장이 너무 길고 따라가기 힘들다'라는 평가를 들었습니다. 물론 국어 9등급의 이과 친구들이지만, 제가 생각했을 때도 그동안 글을 '멋있고 있어 보이게' 쓰는데만 집중했던 것 같습니다.
글을 온라인에 포스팅하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내 글을 누가 읽어주기를, 누가 나를 알아주기를 바랐기 때문입니다.
그러려면 더더욱 누군가가 '읽고 싶은' 글을 써야겠지요.
그래서 내가 가진, 나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는 무엇일까? 그리고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일까?
두 질문에 대해 고민을 했습니다.
그래서 앞서 소개드린 제 혼란스러운 이력을 들여다보고 있자니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지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찾았습니다.
우선은 누군가가 궁금해할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어떤 증상을 겪고 있는지, 어떤 검사와 진단을 받아봤는지, 약물 복용 후기는 어떤지.
그러면서도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도 풀어보고 싶습니다. 어떤 생각과 신념을 가지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싶은지, 스스로 진단했을 때 지금의 나는 어디까지 와있는지. 그리고 또 힘든 시기를 어떻게 지나 보낼 수 있었는지.
그래서 아이디도 바꾸었는데요, 익명의 J에서 슈재로 바꾸었습니다.
슈재는 별 뜻 없고 제 별명을 친구들이 줄여 부르는 이름입니다.
바꾼 이유는 익명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나라는 사람으로서, 나를 알리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제 글이 비슷한 감정을 느꼈던 분들에게는 '아, 나도 그랬는데, 이상한 게 아니었구나' 하고 잠깐이라도 공감하고 위로가 되는 글이,
전혀 다른 삶을 살아온 분들에게는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구나', '이렇게 살아가는 사람도 있구나'하고 조금은 낯설지만 흥미로운 글이 되기를 바랍니다.
물론, 읽는 사람이 있기를 제일 먼저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