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였던 희망이 살아나다!>

by avivaya
프리다 칼로 <비바 라 비다>, 1954년


<거리의 삶>


악몽이 나를 깨운다.

오래되고 낡은 악몽의 기억이

오랜만에 손짓한다.

나는 알지 못한 듯 다른 곳을 응시한다.

아무래도 나는 새 꿈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

나는 꿈을 꾸기 위해

더러운 거리에 나가고 싶다.

거짓과 만나 친구로 살아가고 싶다.

비참하고 부패한 삶을 목격하고

사전 약속 없는 무수한 길을 걷고 싶다.

낯선 길 위에서 두려운 나를 이해한다.

낯선 삶 위에서 희미한 나를 의지한다.

어쩌면 나는 악몽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옷을 갈아입고 싶다. 어여쁘고 빛나는 옷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옷을 갈아입고 싶을 뿐이다. 내 삶의 옷을.

그동안 입고 지내왔던 옷들은 다시는 주워 입지 못하도록 갈기갈기 찢어내고 싶다. 나약하기만 한 내 삶이 다시 그 옷을 주워 들고 침울한 표정으로 내 앞에 서 있게 될까 두렵고 불안하다. 그렇지만 옷이 제공하는 유용한 기능을 잃어버린 채 무감각과 무성의로 가득 차 버린 것에 더는 미련을 갖고 싶지 않다. 그것을 원하는 이유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르게, 내 삶을 능동적이고 개성적인 삶으로 엮어내는 과정과 결과물을 나를 위해 사용해 보고 싶기 때문이다. 나의 효능감을 마음껏 느끼고 살아가고 싶은 것이다.

나는 다른 옷들을 늘 갈망해 왔었다. 다른 모습으로 다양한 장소에 다닐 수 있는 삶이 부럽고 하고 싶어졌다. 가능하다는 생각은 차마 할 수 없었다. 그것은 엠마오에서 만난 예수 같은 변화된 나를 요구해야만 했다. 나는 당연히 해낼 수 없을 것이라 확신했다. 그뿐만 아니라 물리적 경제적 손해도 막대할 것 같아 나의 자발적 시도는 꿈이라 생각하고 묻어두자 생각했다. 그것은 진정한 내 모습이 아니라고 위로했다. 그리고 나는 불안과 두려움에 상당히 취약해서 금세 후회하게 될 거라고 변명했다. 반복적 삶에 잠시 일탈이 그리운 것뿐이라고 나 스스로에게 압박을 가했다. 그렇지만 삶이 꿈틀대는 것 같았다. 외벽을 깨고 세상 밖에 발을 딛고 싶어 하듯이. 그동안 온몸으로 막아내서 숨통을 조여 놓았던 희망이라는 당위적 태도가 숨을 쉬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옷으로 갈아입어 보자고. 웃옷만이라도 걸쳐 보자고. 입은 새 옷이 내게 꼭 어울리고 필요한 tpo가 있다면 그 옷을 입고 다양한 곳을 가보자고. 왠지 그것이 이루어질 것만 같아서 나는... 다시 살아난 것만 같다! 비바 라 비다!


keyword
일요일 연재
이전 29화<내 소망이 머무는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