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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 노을 Oct 26. 2023

남자가 화장하는 이유

그랬구나! 이유가 있었구나

그랬구나! 이유가 있었구나.


머리 빠지게 서류를 들여다보다 책상 위에 있는 시집을 본다. 


깊이 있게 알지는 못하나 책을 서로 나누는 지인이 준 시집이다.


시집에는 화장을 한 남자가 치과를 찾아온 기록이 시로 쓰여 있다.


남자가 무슨 이유로 화장을 했을까 싶어 시를 읽어 나간다.


시에서는 자세한 이유를 설명하지는 않았으나 이렇게 적혀 있다.


예천의 한 골짜기에서 염소를 키우는 남자가 


어떠한 이유로 군대에서 고문을 당했다. 


그 후로  그는 고문당한 흔적을 지우기 위해 화장을 한다고 했다.


  치과의사인 시인은 그의 입안을 들여다보며 그를 위로한다.


"그랬구나! 그런 일도 있었구나."


아무도 아무렇게 판단하지 말아야 함을 일깨운다.


누구나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이유가 있을 터.


거리에 선 굽은 나무나 


말없는 맑은 구름이나


까닭이 있음을 


이유가 있음을


말하는 것이리라.


함부로 판단하지 말라고 


시인은 말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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