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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터후 Sep 18. 2023

미국 유학생이 운동하는 이유

먹기 위해 운동하는 나

미국 학교에는 어느 학교를 가더라도 웬만큼 Gym이라고 부르는 체육관 시설이 잘 되어 있다. 학생들이 운동을 좋아하는 이유도 있고 각 대학교마다 풋볼이나 야구, 농구팀들이 있기 때문에 나름 유명한 학교일 수록 Gym 시설이 잘 꾸며져 있는 경우가 많다. 나는 미국에 와서 최대한 매일 운동을 하려고 하고 있다. 한국 유학생분들은 축구나 농구와 같이 팀 운동을 많이 같이 하곤 하는데 나는 교류도 없거니와 팀 운동을 선호하지 않아서 보통 Workout이라고 부르는 헬스나 수영을 주로 한다. 헬스는 각자 운동이면서도 또 같이하는 재미와 맛이 있기 때문에 매번 운동을 하는 멤버들이 꾸준히 있어왔다. 요즘에는 같은 연구실 친구들과 같이 재미있게 하고 있다.

미국은 학교 헬스장이 잘 되어 있다.

운동을 하면 뇌의 자극이 돼서 연구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본질적으로 미국에 와서 매일같이 운동을 하려는 이유는 사실상 먹고 싶은 걸 마음대로 먹기 위해서이다. 우선 미국 음식 자체가 열량이 상대적을 많이 높다. 심지어 미국 남부의 경우 음식 자체가 짜다 보니 몸이 쉽게 붓고 살이 찔 수 있다. 유학생의 경우 이러한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싫어도 운동을 꾸준히 하는 편이지만 교환 학생으로 오거나 어학연수로 단기간 미국을 온 경우에는 방심하는 사이 10 킬로그램이 찌는 경우가 종종 있다. 실제로 예전에 교환 학생들 누나들 중에서는 미국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많이 먹지도 못했는데 6개월 사이 10킬로그램이 쪄버리니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었던 게 생각이 난다.

먹기 위해 운동한다.

그래서 미국 사람들을 보면 극과 극인데, 체질상 살이 찌지 않는 경우가 아니라면 몸이 마른 사람과 너무 뚱뚱해서 걷기조차도 힘든 사람으로 나뉜다. 여기서 마른 사람은 운동을 안 해서 마른 게 아니라 근육으로 몸이 다져진 마른 체형이다. 텍사스에 있을 때 여자애들이랑 운동을 같이하다 보면 나보다 중량을 더 쳐서 웨이트를 하곤 한다. 그렇다고 해서 나보다 체격이 좋은 것도 아니고 그냥 겉에서 봤을 때는 말라 보이는 체형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내가 "아니 너는 나보다 웨이트를 더하는데 어떻게 몸에 근육이 잘 안 붙어?"라고 물어보니, 그 친구 말로는 "여자의 경우 남자처럼 근육이 커지지 않지만 몸의 체형을 이쁘게 유지하기 위해서 웨이트를 해줘야 돼."라며 손바닥으로 등을 치는데 등이 부서지는 줄 알았다. 남자애들이야 운동하면 체격이 크기 때문에 한눈에 알 수 있지만 여자애들의 경우 운동을 해도 체격이 작은 경우가 있다 보니 함부로 나보다 약할 거라고 판단해서는 안된다. 실제로 여러 번 힘으로 제압당한 경험이 있는 나로서는 겸손하게 조용히 운동을 하게 되었다. 또한 기본적으로 서부 텍사스의 여자애들은 할아버지가 선물해 준  작고 귀여운 총들을 가지고 다니기에 항상 유의해야 한다.

시리얼이면 진수성찬

그러면 식단을 조심해서 챙겨 먹으면 되지 않냐?라고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많은 유학생의 경우 건강한 식단을 매일 챙겨 먹기가 쉽지 않다. 매번 요리를 해서 소분하여 먹을 수도 없고 바쁜 일정 속에서 대충 한 끼를 때우는 경우가 많다. 나도 일주일에 몇 번씩 룸메들에게 한식을 해주면서 겸사겸사 챙겨 먹는 편이지만 바쁠 때에는 대충 빵이나 배를 채울 수 있는 것들로 식사를 때우곤 한다. 그러다 보니 시간이 지날수록 알게 모르게 몸이 망가지기 시작한다. 이는 사실상 한국 유학생들에게만 해당사항이 아니다. 중국 유학생 친구들도 보면 식사를 대충 하다가 암에 걸리거나 심신이 약해져 우울증에 걸리기도 하는 친구들을 많이 보았다. 한국 유학생들이야 마음 편하게 한국을 왔다 갔다 할 수라도 있지만 정치적 문제로 중국을 왔다 갔다 하기가 어려운 중국 유학생 친구들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K-푸드를 전파 중인 나, 돈가스 집에서 해 먹었다.

 그렇다 보니 미국 생활이라는 장기 계획에 있어서 건강을 챙기기 위해 매일 운동을 빠짐없이 하려고 노력한다. 술, 담배 등을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는 사실상 불닭과 텍사스로드하우스를 먹으며 스트레스 푸는 게 나만의 즐거움이다. 그렇기에 최소한 근육 돼지정도만 되자라는 마인드로 매일 운동을 하고 있다. 이러한 고달픔을 모르는 한국 가족과 친구들은 매번 한국에 갈 때마다 뱃살을 가지고 놀림받기 일쑤이다. 여자 유학생 동생들이나 친구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매일 나오는 주제가 "살"인데, 미국 유학생분들 파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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