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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터후 Sep 19. 2023

코딩 공부하는 초등학생

미국 초등학생들은 코딩 배운다던데 우리 아기도 배워야 하나?

궁극적으로 페이퍼 수정을 하기 위해서 사무실 의자에 앉아있음에도 시작하기가 싫은 나머지 브로들의 코딩 질문에 답을 해주고 있다. 여기서 브로는 내 블로그나 디스코드를 통해서 프로그래밍 관련해서 질문하고 소통하는 사람들의 애칭이다. 코드도 다 봐주고 나니, 페이퍼를 수정하러 워드 파일을 눌러야 하는 걸 알면서도 브런치로 머릿속에서 합리화 중인 게 바로 나다.


아무튼 코딩 생각을 하다 보니 갑자기 생각난 게 있어 브런치를 있는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님들의 사소한 고민거리를 해소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글을 작성하게 되었다. 요즘이라고 말하기 창피할 정도로 이제는 한국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코딩 공부가 하나의 트렌드가 되어버렸다. 마치 내가 어렸을 적 워드 자격증과 컴퓨터 활용능력 자격증을 따게끔 하는 방과 후 활동처럼 이제는 그걸 넘어선 코딩 공부가 초등학생들에게 요구되고 있는 셈이다. 자녀가 없는 나로서는 이미 이 트렌드도 지나가버린 거일 수도 있지만 내가 알기로 5년 전부터 초등학생 코딩 교육이 한국에서 인기가 많아지기 시작했다. 내 보험 담당자 또는 재무 담당자분들도 초등학생 또는 유치원 자녀를 둔 엄마들이시다 보니 가끔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자녀 코딩 교육에 대해서 살짝 물어보시곤 하신다. 솔직히 해당 분야의 사람이 아니라면 당연히 코딩에 대한 교육이 필요한 지에 대한 정보가 없을 테고 그러다 보니 주변에서 하기 시작한다는 이야기에 고민이 많아 보였던 것 같다.


거두절미하고 개인적인으로 기회가 된다면 체험을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어린 자녀들에게 주는 것도 좋다고 본다. 여기서 유의할 점은 한국식 체험이 아니라 진짜 의미의 체험이다.  나의 담당자분들이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하시는 말씀이 "미국에서는 한다던데"이다. 맞다, 미국에서는 선택과목으로 코딩 공부를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건 맞다. 하지만 모든 학생들이 코딩 공부를 하지는 않는다. 선택과목에 취지에 맞게 이미 코딩에 대한 관심이 있는 학생들만 해당 수업을 신청해서 듣는 편이다. 이후에는 코딩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 스스로 찾아가며 코딩 공부와 프로그램 개발을 취미로 해보고 이러한 지식과 경험을 기반으로 대학교 진학 시 컴퓨터 관련 학과에 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내가 학부 때도 친구들 중에 이미 코드 작성을 잘하면서 회사에서 파트타임으로 일까지 하는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는 어렸을 적부터 코딩에 관심이 많이 부모님이 코드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었고 재미가 붙어 학부생임에도 이미 실무에서 주니어급 개발자로 일을 할 만큼의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대학교에 온 이유는 코드 작성만 잘하는 게 아니라 컴퓨터 알고리즘과 기본 지식을 갖추고 특정 분야의 전문 지식을 얻고자 왔다고 했다.


사실 코딩만 국한된 게 아니라 미국 초등학생들의 경우에는 체험활동을 명목으로 많은 직업 체험을 경험한다. 그로 인해 자녀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대학교 때가 아닌 초등학교 때부터 직접 선택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줌으로써 앞으로의 미래 진로에 대한 선택에 도움을 준다. 이러한 관점에서 나는 기회가 된다면 초등학생 자녀에게 코딩을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도 좋은 가르침이 아닐까 싶다. 솔직히 말해서 코딩을 체험하는 데 있어서 집에 있는 컴퓨터 하나만 있으면 되고 아이가 재미없다 싶으면 안 하면 그만이다. 전문 코딩 교육을 할게 아니라면 특별한 기술이나 장비가 필요 없기 때문에 누구나 싶게 체험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에게 인공지능이 무엇인지 어렸을 적부터 알려준 빌게이츠를 만나봤던 1세대 개발자 우리 아버지께 나는 항상 감사하다. (왜 빌게이츠를 만났다면서 마이크로소프트 주식을 사지 않았는지 안타까울 뿐이다.)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었던 아버지의 말들이 내가 어떤 분야로 가야 할 지에 대해서 누구보다 빠르게 결정할 수 있었고 군대를 다녀와 미국 애들보다는 늦었지만 그럼에도 빠르게 박사까지를 할 수 있었지 않았나 싶다. 가끔 비꼬듯이 장난치는 아버지가 얄밉지만 생각의 폭을 넓게 만들어줬기에 내가 행복하게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었지 않았나 싶다. 아무튼 다시 페이퍼를 쓰러 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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