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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터후 Sep 20. 2023

미국 새 학기 때마다 차 사고를 조심해야 하는 이유

매일 보는 차사고

우리 학교 헬스장은 통유리로 되어 있어 밖에 풍경을 보면서 웨이트를 할 수 있다. 풍경이라고 해봤자 한국처럼 야경이 멋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경찰에 잡힌 학생들을 많이 볼뿐이다. 내 추측으로는 아마 속도위반으로 많이들 잡히는데 특히 새 학기가 되면 놀이동산에 입장하는 어린애들처럼 줄줄이 잡히는 걸 볼 수 있다. 여러 이유들이 있겠지만 유달리 학기가 시작하고 나서 이렇게 많아지는 이유 중 하나는 학생들일 가능성이 크다. 신입생 기준 만 18살의 피 끓는 청춘들이 밤의 질주 본능을 못 참고 경찰에 매번 걸리는 것이다. 아버지로부터 늙은이 젠틀 운전을 배워온 나로서는 규정 속도에 맞추어 운전을 하는데 캠퍼스 내에서도 달리고 싶어 하는 차들이 뒤에서 따라붙곤 한다. 문제는 운전을 많이 해본 학생들도 있겠지만 뭔가 대학생이 되고 차도 있겠다 본인이 운전을 잘한다고 해서 험하게 운전을 하다가 큰 사고를 내는 시기가 바로 8월에서 9월 초이다.

어김없이 경찰들이 대기하고 있다가 티켓 발부를 한다. 새 학기 때 위반하는 사람들이 많을 걸 알기에 많이 대기하고 있다.

한국에 "초보운전"이 있다면 미국에는 "Student Driver"가 있다. 마치 초보운전 스티커를 차 뒤에 붙여놓듯이 Student driver 노란색 스티커를 차 뒤에 붙여놓고 다닌다. 새 학기가 되면 학생들이 새롭게 오는 동시에 이러한 스티커를 붙인 차들이 많이 보이기 때문에 운전을 할 때 항상 조심해야 한다. 한국 친구들이 미국 하이틴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대학교 오기 전부터 차를 가지고 다니는 모습이 나오다 보니 모든 학생들이 차를 가지고 있는 줄 아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 보면 대학교 때 와서 차를 구입하거나 부모님께 차를 받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한국은 서울과 부산이 먼 거리라고 생각하지만 미국의 경우 캘리포니아에서 내가 있는 플로리다까지 대학교를 다니기 위해 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경우 차를 사기 싫어도 학교 생활을 위해서 차를 구입할 수 밖에 없으니, 일부 학생들은 대학교에 오고 나서 차를 운전하는 경우가 있다.

스튜던트 드라이버는 배려해 주도록 하자.

그렇다 보니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곳에서 서툰 운전 실력과 엄청난 자신감 등이 복합적으로 섞여 차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시기가 바로 미국의 새 학기이다. 텍사스 휴스턴이나 플로리다 마이애미 같은 경우에는 워낙 차량이 많다 보니 순환 고속도로에서 사고 현장을 많이 불 수 있다고 하지만 내가 있는 학교 중심 도시의 경우 대도시의 비해서 차량 수도 많지 않은데 사고가 상대적으로 빈번하게 발생하는 편이다. 그렇기에 미국에서 차를 구입했다면 새 학기 때마다 방어 운전을 하면서 조금 더 유의하여 운전을 해야 한다.

과장 없이 하루에 한 번은 이 정도의 사고를 본다.

나 또한 몇 번 접촉 사고를 당한 적이 있었다. 텍사스도 그렇고 플로리다의 경우에도 갑작스럽게 비가 엄청 내리곤 하는데 그때 시야 확보가 잘 되지 않다 보니 뒤의 흰색 BMW 3 시리즈가 내 차를 콩하고 박았다. 그날은 타코 투즈데이였기 때문에 친구들과 타코 약속이 있던 나로서는 마음이 급했고 비를 맞기 싫지만 차에 내려서 확인을 했다. 운전자는 여자애였고 딱 봐도 아버지가 차를 사준 1학년 여자애였다. 역시나 울면서 이야기하기를 아빠랑 통화해야 하면서 어쩔 줄 몰라하길래 범퍼를 확인하고 그냥 가라고 보내줬다. 생존이 전부인 서부 텍사스에서 온 나로서는 범퍼 사고는 사실 별거 아니라고 본다. 실제로 서부 텍사스 트럭 아재들도 자잘한 사고의 경우 그냥 범퍼를 손을 퉁퉁 두들기고는 No Problem! 을 외치곤 한다. 나도 아빠가 사준 차를 신나게 끌고 나온 저 1학년 학생에게 나쁜 추억을 주고 싶지 않았고 비를 그만 맞고 싶은 마음에 그냥 괜찮다고 범퍼를 두들기곤 No Problem! 을 외쳤다. 실제로도 두 차량 모두 아무 흔적 없이 깨끗했기에 연락처만 교환하고 여자애의 아버지와 미안하다, 괜찮다를 반복하다가 마지막으로 고맙다는 말을 듣고 바이바이를 했다. 나는 속으로 BMW 3시리즈의 제동력에 놀랐고 작은 접촉사고로 끝이 나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괜히 사고가 크게 나면 그걸 뒷수습하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에서 운전하다 보면 망가진 채 운전하는 차량들이 보이는데 수리를 안 한 걸 수도 있지만 못한 경우도 많다. 내 친구의 경우에도 사고를 당했지만 보험사에서 수리를 할 수 있는 부품 제고가 없어서 반년 넘게 차가 망가진 채로 타지도 못한 채 수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국에서는 나쁜 사람들이 일부러 작은 접촉 사고에도 크게 사고가 난 것으로 수리를 받거나 이야기를 하곤 하지만 나의 경우 그냥 작은 사고로 차에 흠집이 나도 그냥 타고 다니는 게 마음이 편하다고 생각한다.

이 정도 자동차는 그냥 자주 보인다

다행스럽게도 안전 운전을 하는 나로서는 위험한 상황이 자주 있지는 않았지만 눈앞에서 신호 위반을 하던 트럭이 다른 교차로의 차량과 부딪혀 360도를 돌면서 날아간다거나, 한국으로 치면 중고 아반떼 격인 도요타 코롤라를 타던 여자애가 앞의 중년의 멋쟁이 콜벳 아저씨 차를 핸드폰을 보고 있다가 멈춘 줄 모르고 그냥 냅다 박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다. 이처럼 내가 안전 운전을 하려고 해도 상대방 차량들이 서툴게 운전하여 사고를 당할 수 있다 보니 항상 방어 운전을 하면서 유의하는 것이 좋다. 참고로 문콕이나 차량에 스크래치가 생긴다고 해서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가 없다. 스크레치와 문콕은 당연하게 쉽게 생길 수 있으니, 겸허히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

애니메이션을 잘 모르지만 왠지 나루토가 아닐까 싶다. 사실 나에게 애니메이션은 원피스 아니면 나루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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