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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토리아 Aug 23. 2024

« 패배로 가는 험난한 길 »:
우크라이나

8월 초 우크라이나 군이 러시아를 급습했다. 외국 군대가 중무장으로 러시아 영토 내 침입한 것은 

2차 대전 이후 처음 일어난 일이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깊숙이 진격해 소도시들을 점령했다고 

서방 언론은 흥분했다. 일부 외신과 국내 언론은 불타고 있는 러시아가 조만간 쓰러져 항복할 

것처럼 숨 가쁘게 전하기도 했다. 

  

2 달이면 끝날 것이라고 서방세계가 낙관했던 우크라이나 전쟁이 2년을 넘기고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처음부터 충분히 예상되었지만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이길 수 없다는 것은 

기정사실화되고 있었고 미국은 무기 조달 등의 작업을 유럽에 넘길 채비를 하고 있었다. 6월부터 

러시아가 제시한 협상안이나 중국의 협상 중재 제안은 호응을 받지 못했고 전선은 교착 상태였다. 


미국과 NATO에서 지원한 무기들과 구 소련제 무기로 중무장하고 방비가 상대적으로 허술했던 지역을 

찌른 우크라이나의 번개 작전은 성공적이었다. 러시아 정부는 원자로가 있는 지역의 주민 12만 명을 

대피시켜야 했고, 자국 영토 내에 들어와 있는 우크라이나 군대를 밀어내고 국경 지역 주민의 안전을 

확보해야 하는 부담을 갖게 되었다.  


 

우크라이나가 갑자기 러시아 영토를 급습한 이유는 무엇일까? 학자들은 상황 논리를 제시한다. 

우크라이나 전선에서는 이미 40만이 사망했고, 3백만이 부상당했으며 하루 2천 명씩 죽어가고 있었다. 

병력 보충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고 군의 사기는 바닥이었다. 60세 이상까지 연령을 늘이고 탈영은 8년 

형에 처하며 필사적으로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병력 부족은 개선되지 않았다. 

대통령 임기가 끝난 젤렌스키의 정치적 입지도 불확실하고, 진행 중인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24시간 

내에 전쟁을 끝내겠다고 공언하는 트럼프가 당선되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 중단되거나 아니면 

줄어들 것은 거의 확실하다. 해리스가 되면 어떤 상황이 전개될지 아직 알 수 없지만. 

우크라이나는 탈출구가 필요했다. 아직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미국과 서유럽 국가들에 보여 

주어 지원을 계속하게 할 필요가 있었고, 일부 언론에서 주장하듯 협상에서 좀 더 유리한 조건을 만드는 

카드를 확보하겠다는 생각도 있었다는 것이 학자들의 분석이다.

 

공격의 성공으로 우크라이나에 유리한 국면이 전개될 것인가? 그렇게 생각하는 학자들은 별로 없다. 

‘게임 체인저’도 될 수 없고 협상 카드도 될 수 없다고 본다. 전략적 측면과 미디어 선전 측면에서 

성공이었지만 군사적으로는 큰 의미가 없었다고 생각한다. 


병력 몇 천 명이 적국 영토에 들어가 남아서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우크라이나 군은 원자로가 

있는 목표지 쿠르스크(Kursk)에 도달하지도 못한 데다가 점령한 지역을 지키는 것도 어려워 보인다. 

탄약은 부족하고 잃은 병력을 보충하기도 어렵다. 더 심각한 것은 공격을 위해 여러 전선으로부터 엘리트 

병력을 차출해 다른 지역의 방어가 약화되었다는 것이다. 러시아가 전진하고 있는 중심축에서 우크라이나는 계속 밀리고 있다. 러시아의 작은 마을들을 차지하고 우리의 대도시를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는가? 

러시아가 최근 점령한 우크라이나 한 도시의 시민이 묻는다. 

우크라이나 군대가 러시아 영토에 들어가 진격하는 데 별 저항을 만나지 않았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군대를 국경 밖으로 몰아내는 데 서두르지 않는 것으로 보아 일부러 내버려 두어 함정에 빠지게 

한 것은 아니었는가 의심하는 프랑스 신문 기사도 있었다.  


NATO가 병력을 파견할 것인가? 가능성이 별로 없다. 마크롱 대통령은 파병을 언급했다가 국내 여론의 

호된 질책을 받았다. « 전쟁을 하겠으면 우리를 빼고 하라! » 프랑스 국민들의 반응이었다. 

이탈한 우크라이나 징병 인구 70만 중에 20만이 우리나라에 넘어와 살며 우리가 낸 세금으로 살고 있는데, 

우리가 왜? 독일 국민들이 반문한다. 러시아 가스를 공급하지 못하게 된 이후 경제가 나빠진 독일은 

우크라이나 지원금을 절반으로 줄였다. 

영국은 드론을 지원하고 공격 작전에 개입해 조언했지만 파병을 하겠다고 하지 않는다. 

130만 세계 최대 군대를 거느리고 있는 미국은 처음부터 파병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월남 전 이후 미국의 전략은 « 자국 최소 희생, 적국 최대 희생 »이다. 미군 병력의 지원은 기대할 수 없다.  


지원을 끊으면 몇 주 내에 우크라이나 전쟁은 끝난다. 그러나 우리는 전쟁이 끝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유럽연합의 외교 수장 조세프 보렐이 했던 말이다. 

병력을 보내지 않고 물자만 보내면서 전쟁을 계속하겠다는 것이다. 

유럽의 메이저 국가들은 외교 협상을 통해 평화를 찾으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불타는 현장에 그런 식으로 

때때로 기름을 부었다. 학자들은 서유럽의 무책임을 지적하지만, 그들은 이제 물러서기도 어려워졌다. 

그 많은 돈을 쓰고, 수 십만 명을 죽이고, 경제를 파탄나게 하고, 전쟁 전보다 더 불리한 조건으로 협상을 

하자고? 서유럽 국민들은 어이없어할 것이다. NATO 가입국들은 협상을 할 수 없다고 

온갖 핑계를 댈 것이다. 그런데 유럽 국가들은 미국과 달리 돈도 벌지 못했다. 



모든 전쟁 물자를 무상으로 제공한 유럽 국가들과 달리 미국의 지원은 무상이 아니었다. 6개월간 

상원에 묶여 있었던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 610억 달러, 즉 81조 원이 통과되자 우크라이나 

전쟁의 전세가 달라질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미국 정부는 우선 그동안 우크라이나에 지원했던 무기와 탄약 비용을 결제했다. 미국 방위산업체가 

돈을 받은 것이다. 통과된 예산의 1/3이 넘는 액수다. 

그다음에 우크라이나 정부의 행정 비용이 지출되었다. 그 나머지 예산으로 무기를 사서 보내야 하는데,  

이것은 우크라이나가 앞으로 상환해야 한다. Blackrock과 같은 미국 회사가 전후 재건사업을 

맡는다는 조건으로 보증을 섰다. Dupont, Blackrock과 같은 미국의 다국적 회사들이 작년 12월 

이미 전쟁 복구 계약을 체결했고, 우크라이나 토지의 40%에 대한 구입 계약을 마쳤다.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에서 그랬듯 우크라이나를 버려두고 떠날 것인가? 글렌 디에센 노르웨이 교수와 

마이클 로시 미국 교수가 예상하는 미국의 전략은 그와 반대다.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계속 공급하고 러시아 영토 내까지 진입하게 해 러시아가 발을 빼지 못하고 

계속 피를 흘리게 만든다는 것이다. 힐러리 클린턴이 이미 공개적으로 언급한 바 있는 전략이며, 

1980년 대 리건 정부가 소비에트연방을 해체하기 위해 썼던 것과 유사한 전략이다. 

당시 미국은 막대한 재정을 쏟아부어 결국 성공했다. 

소비에트연방은 붕괴했고 냉전은 종식되었으며 미국은 세계 유일 강대국이 되었다. 

그러나 현재 러시아가 소비에트연방과 같은가? 경제도 호조이고 병력도 지원자나 사설 군대로 충당하고 

있어 꼭 그렇다고 볼 수 없다. 경제 제재는 먹히지 않았다. 

세계의 맥락도 달라졌다. 냉전시대처럼 러시아를 더 이상 고립시킬 수 없다. 서방 세계가 통제할 수 없는 

새로운 반(反) 연대 BRICS+의 등장으로 러시아의 입지가 넓어졌다. 

미국의 전략이 성공하려면 서방 세계가 충분한 재정을 보유해야 한다. 그러나 서유럽의 경제 사정이 나빠져 올해가 지나면 우크라이나 지원을 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달러를 기축통화로 하지 않겠다는 BRICS+ 때문에 미국은 전처럼 달러를 무제한 찍어내지 못한다. 미국의 전략은 냉전시대의 낡은 콘셉트인 것이다. 

 

미국이 위의 전략을 선택한다면 그 성공 여부는 2~3년을 기다려야 알 수 있다. 그동안 우크라이나 전선에서는 계속 젊은이들이 죽어갈 것이고 국민들은 서유럽으로 피난을 떠날 것이고 우크라이나는 폐허가 될 것이다. 

스위스 군사 전문가 쟈크 보가 지적하듯 우크라이나는 « 패배로 가는 험난한 길 »을 걷고 있다.     


험난한 길의 끝에도 좋은 소식이 기다리는 것은 아니다. 우크라이나가 NATO에 가입하겠다고 한 것이 

전쟁이 터지게 된 한 발단이었다. 러시아가 침공하자 우크라이나는 급하게 NATO 가입을 신청했다. 

그러나 NATO 집행부는 규정상 전쟁 중인 국가나 내전 중인 국가는 가입할 수 없다고 난색을 표했다. 

전쟁이 끝나면 우크라이나는 NATO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인가?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다. 

정치적으로 불안하고 중무장한 채 폐허가 되어 재건하는 데 7조 유로가 들어가게 될 나라를 NATO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NATO 프랑스 대표부를 책임자였던 전직 장관 피에르 르루슈의 인터뷰 내용이다. 



출처: 카롤린 갈락테로스(Caroline Galactéros: 프랑스 군사 전문가) 하인츠 가트너(Heinz Gärtner: 오스트리아 정치학자), 니콜라 미르코빅(Nikola Mirkovic: 동유럽 전문가, 지정학 분석가), 쟈크 보(Jacques Baud: 전 스위스 전략정보국원, 군사전문가), 마이클 로시(Michael Rossi: 미국 정치학 교수), 글렌 디에센(Glenn Diesen:노르웨이 정치학자), 피에르 르루슈(Pierre Lellouche: 전직 프랑스 정부 장관), 니콜라이 

페트로(Nicolai Petro: 미국 정치학 교수)


사진 출처: 구글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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