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언제 받을 수 있으려나...
제목의 저 아주 자그마하다 못해 코딱지보다도 훨씬 작은 인세를 얘기하자면 저 인세의 출처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시작해야겠다.
나는 1질의 현대 로맨스 웹소설을 출판한 작가다.
‘겨우 한 작품으로 작가?’라고 생각될 수도 있겠지만 아이를 하나만 낳았다고 부모가 아닌 것은 아니듯, 나는 어찌되었든 작가라고 생각한다.
무튼, 지망생이었던 시절, 컨택만 오면 소원이 없겠다고 생각했다.
그 흔한 흩뿌리는 컨택 마저도 내게는 너무나 먼 남의 일이었다.
하지만 이제 시작해 완결 한 작품 내보지 못한 망생이였기에, 그저 컨택을 기다리며 내공을 쌓아보자 생각했다.
그렇게 한 작품을 완결에 외전까지 마치고 바로 두 번째 작품에 뛰어들었다.
독자가 원하는 것도 알 것 같았고, 완결을 지어보며 잘 먹히는 글의 흐름을 알게 된 것도 같았다.
참… 교만했다.
야심차게 클리셰들을 긁어모아 시작한 두 번째 작품은 반응이 나쁘지 않았다.
‘그래, 드디어 됐다!’ 생각하고 연재를 이어나가며 투고를 시작했다.
그러나 결국 폭풍과 같은 반려비를 맞았으며, 투고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80여편의 스토리 중 거의 절반 이상이 공개된 이도 저도 안 되는 상황을 맞게 되었다.
‘이걸 어쩌지. 포기해? 그냥 이대로 완결해?’
끝없는 고민이 이어지며 거의 80화의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던 그때, 컨택 하나가 도착했다.
유명하지 않은 출판사였기에 많이 고민했지만, 그렇기 때문에 컨택을 받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고 끝에 악수.
결국 계약 했고, 나는 늪에 빠지고 말았다.
전체 연령가부터 15세 연령가, 19세 연령가까지 3번에 걸쳐 원고를 갈아엎는 험난한 과정을 겪어야했다.
물론 글이 좋았다면 전체 연령가에서 끝났을 일이었다.
그때는 몰랐지만, 지금은 안다.
내 글이 참 많이 모자랐다는 것을.
클리셰만 가져다 놓는다고 독자가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가졌어야하는 건 클리셰를 짜깁기하는 능력이 아니라 스토리를 끌고 나가는 힘이었다.
참 험난했고, 많이 좌절했으며, 이전 편에서 말한대로 출판사를 엎어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나라는 초보 작가를 끌고 가는 에디터님은 또 얼마나 힘이 드셨을까.
이제와 생각해보면 기세가 좋았던건지, 간절했던 건지 애매한 시기였다.
첫 인세는 내 기억으로 2000원 언저리였던 것 같다.
만원이 넘어야 정산을 받을 수 있으므로 그 다음 달까지 기다렸다가 첫 정산을 받았다.
얼마나 감격스러웠는지 모른다.
인세라는 명목으로 통장에 찍히는 작고 소중한 금액을 보며.
그것을 보고 다시 글을 쓸 기운이 났다면 참 좋았겠지만, 내 소중한 1년과 맞바꾼 만원대의 인세는 등가교환에 성공하지 못했다.
그렇게 소중한 인세는 차마 손을 대지 못해, 차곡차곡 통장에 모이기 시작했다.
‘오, 그럼 꽤 큰 돈이 모였겠는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알지 않는가.
티끌을 모으면 티끌이 된다는 것을.
하지만 내게는 소중한 돈이었기에 그만큼 소중한, 값어치가 있는 곳에 쓰고 싶었다.
그리고 지난 봄, 그 돈은 소중히 쓰였다.
끝도 없이 이어지던 산불 피해 지역을 위해 기부했다.
정말 작아서 있는지도 모를 금액이겠지만,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그 이후 인세의 입금은 점점 뜸해졌다.
차기작이 계속 나와야 기존 작품의 판매도 생기는데 차기작이 없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그렇게 오랜만의 인세 48원이 탄생했다.
이마저도 몇 달 전에 받은 판매 보고가 마지막이었다.
“잘… 지내지? 내 소중한 작품아….”
그래도 내 작품은 나보다는 씩씩하리라 생각한다.
댓글도, 좋아요나 싫어요도 없는 고요한 곳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