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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inon Oct 22. 2023

[0층]

열흘의 계단 - 제10화

<나>는 침대에 누워 있다. 눈이 떠지지 않는다. 소리는 들린다. 사람들이 여럿, 주변을 둘러싸고 있다. 배가 아프다. 맨살이 찢기는 고통이 온몸을 덮친다.


“으앙! 으앙!” 아기 울음소리다.


“무사히 나왔어요! 기적이에요. 정말 어떻게 이런 일이!”


“교통사고 나고 꼬박 10달을 식물인간으로 누워 있었는데, 결국 출산을 했네. 기적이야, 기적!”


“잠깐! 아! 이런... 아가 뺨이 좀 긁혔어요. 어쩌죠? 상처 남겠는데.”


“괜찮아, 괜찮아. 무사히 태어난 것만으로도...”


사람들의 말소리가 작아진다. 아니, 내 귀가 닫히고 있는 거다. 그리고, 천천히 의식의 등불이 하나씩 꺼진다.


셋, 둘, 하나. 마지막 등불 하나가, 툭, 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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