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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inon Apr 29. 2024

화석(化石)

옛날 드라마를 보다가

별것 달것 다 든 케이블 TV 채널들 속 헤매다

까마득한 옛적 푹 빠졌던 드라마 만났을 때,

화성에서 지구인 만난 듯 반가운 두근거림은...


이내 착잡한 쓸쓸함이 덮는다.


배우들 앳된 얼굴이 마냥 서글픈 건,

스물네 번 지구가 태양을 돌았던

시간의 걸음이 남겼을, 이 내


얼굴과 영혼의 주름이 깊어졌다는

새삼스런 소스라침 속,


그 씁쓸한 허전함이

마음 한 구석 치받는

둔탁함 때문인지.


다시 못 가 볼 그 시절 이후,

스물네 시간이 삼백육십오 곱하기 스물네 번

지나는

 동안.

그 동안(童顔)은 이리 되었고,

그 동안(童顔)이 이리 되는 동안,


주인공 표정과 몸짓은 여전히 그대로

TV 속 박제라도 되어 움직이는데,


그때 내 꾸고 바라던 것들은, 지금

어느 땅 밑 돌(石)이 되어(化) 잠자고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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