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빗방울

날개

by rainon 김승진

아침

마당 앵두나무 아래

누워 있는 조그만 새

접힌 날개가 속삭이는 혼잣말


들이마실 수 있었던 모든 시간에 감사해

새벽 햇살 머금고 피어나던 아카시아 향기

초저녁 별빛을 기뻐하던 풀벌레 웃음소리

날 안아주는 바람 타고 흐르던 민들레 홀씨


가져가지는 않을래

나만의 한 줌 추억으로 보다는

여기 남아서 더 빛날

세상의 숨결로 계속 따스하기를


나뭇잎 세 장 날개에 덮어주며 대답한다

너도 계속 따스히 빛날 거야

그 모두의 숨결로 또 태어나

하늘과 땅 곳곳 스며들 거야

1000043583 (2).jpg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간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