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빗방울

발레리노

by rainon 김승진

너의 미소 앞에서는
나는 아픔을 모른다

너만을 위한 이 무대
다 장조 선율 흐름 타고
세상 단 한 사람 기쁘게 하는
숨 죽인 감동의 힘으로 밟는

스텝 사이로

발가락 사이
찢어져도


멈춤 없는 춤

나는 아픔을 몰라야 한다

너는 내 아픔을 몰라야 하기에
나는 내 아픔을 몰라야 한다

네 미소가 시들지 않도록
썩어가는 발가락 시드는 날까지

멈춤 없어야 할 춤

언젠가 꺼져가는 조명 아래
발가락 힘 멈추는 날

설마, 혹시, 잠시라도
날 가여워할지 모를

네 미소가 시들지 않도록
그땐 너는 나를 몰라야 한다

음악 속 춤의 사위만
네 추억 어딘가 머문 채로

널 위한 춤 하나로 세상이 아름답던
발레리노를

너는 기억하지 말아야 한다

너의 미소 뒤에서도

나는 아픔을 모를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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