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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영이 Jul 08. 2024

여주역사 여행길- 수려선 이야기(2)

수려선은 1971년 12월 영동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주변 도로교통의 발달로 이용객 수가 줄게 되고, 결국 이듬해인 1972년 4월 1일에 폐선되고 말았습니다. 일부 역의 주민들은 수려선 이외에 다른 교통수단이 없으므로 폐지에 반대했다고 합니다, 아예 주민들이 교대로 서울에서 시위도 했다고 하지만 세상이 변한 것을 막을 수는 없었지요.      


여주에는 수려선의 역사가 여주역, 신대역, 광대리역, 매류역 이렇게 4곳이 있었다는데 저는 그중 두 곳의 현장을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여주역의 역사는 옛 군민회관 근처에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현재는 아무런 표지판이 없어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기는 어려웠습니다. 


옛 여주역 사진과 현재 자리(추정)


그나마 매류역은 있었던 자리에 벽화를 그려놓아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벽화를 보니 철도가 어떻게 놓여있고 역세권이 어디에 형성되었겠다 추측해볼 수 있었지요. 

옛 매류역 사진과 현재 자리 벽화

수려선 관련 장소를 찾아다니며 아쉬웠던 점은 작은 표지판이나 안내판이라도 있었으면 하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기 어려운 문제점이 있기는 하겠지만, 추정되는 곳이라도 세워 놓는다면 어떨까 합니다. 그곳을 지나가는 누군가를 그 표지석을 보며 옛 추억을 떠올릴 수도 있고, 학생들에게는 지역의 근대역사 현장을 확인하면서 근대사를 공부할 수 있는 좋은 장소가 되지 않을까요?      


경강선 여주역에도 지역의 역사를 알리는 차원에서 자그마한 수려선 모형이나 관련 사진들을 전시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떠오릅니다.      


여주 3.1 만세운동 현장을 답사할 때, 이포 만세운동 현장에 있는 작은 표지판을 발견하고 같이 갔던 선생님들이 기뻐했던 기억이 납니다. 표지판에 발을 대고 사진을 찍으니, 우리가 그날 그 현장에 있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창남 나루터에 갔을 때는 마침 조그만 배가 한 척 있는 것을 보았는데요. 물론 물고기 잡는 배가 있었던 것이지만 왠지 배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루터 느낌이 확 살아났습니다. 표지석 하나, 자그만 안내판이나 모형 하나도 역사 유적을 찾는 사람들한테는 현장감을 살려주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포 만세운동 표식에서 

저는 기회가 될 때마다 여주박물관에서 진행하는 특별전을 관람하러 갑니다. 이름처럼 여주를 특별하게 알게 되는 좋은 기회가 되기 때문입니다. 여주박물관 ‘여주, 길로 통하다’ 특별전시는 올해 8월 25일까지 이어진다고 하니 한번 방문해 보시길 권합니다. 


아이들은 유난히 기차 장난감을 좋아하고 어른들은 왠지 기차여행이 주는 묘한 설렘이 있어 ‘기차’라는 소재는 누구라도 관심 가질 만한 이야기가 아닐까 합니다. 

     

수려선 이야기처럼 지역의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가 더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야기를 찾아 떠나는 역사 현장에 자그마한 표시라도 만날 수 있다면 더 좋을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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