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만든다올8

by 신세진

이젠 드디어 말 할 때가 되었다.


지금이 바로 적절한 타이밍이다. 오케이. 여기까지 오느라 애썼어. 신세!!!!


나는 만들기를 잘 하지만, 모방의 테크니컬만 있지, 크리에이티브 쪽은 사실 부족하다.

모방기술력과 창작력은 엄연히 다른 영역이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은,


나는 손기술이 좀 있는 스토리텔러. 그게 내 정체성이다.




지금 현재 여기까지 진행된 마이 태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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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한 실사와 똑같이 모방하며 무조건 똑같아야 한다는

광기를 드러내는 이유를 지금부터 밝힐 참이다.




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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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녀석은

땡팡에서 판매중인 짭붕이다.



삼만구천팔백원에 살 수 있는 것 같으며, 저 녀석의 진짜 역할은


허.수.아.비




나는 저 녀석을 보고 찐붕이랑 너무 닮지 않았다! 내가 만들면 더 잘 할 수 있다!!!

<- 라는 확신을 가지고 태붕이에 도전했다.


태붕이가 리얼부엉이와 똑같아야 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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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친구들을 농지에서 쫓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어떤 착한 농부님이 계셨다. 그분과 나는 전혀 접점없이 살고 있었다.


작년 4월 중순.

나는 불현듯 앵두가 먹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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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먹은 앵두가 대학교 어딘가에서 서리로 딴 앵두였다. 기억도 안나는 옛날이다.


어릴땐 시장 가다보면 한 다라이에 넣어 파는 것을 사먹거나

할머니 집 정원에서 뜯어먹거나.


그런 추억들이 나이듦과 함께 사라지고 있음을 발견했다.


어느새 앵두의 자리는 체리가 대신했고,

앵두는 과육 특성상 택배가 까다로운 녀석이 되었으며,

나는 정원딸린 집에서 살만큼 부지런하지도 않고 부자도 아니다.


"앵두 파는 곳 알려주세요! 제발요!"


4월 중순에 sns에 글을 올리며 미리 오픈런을 할 계획을 짰다.


-나도 먹고 싶다 앵두

-앵두 맛도 기억이 안 나ㅠㅠ

-어디서 팔아요?

-나도 먹고 싶어요 앵두

-앵두 본지가 20년이 지났네

-체리로 대신해요

-앵두 파는 곳 아시면 저도 좀

-우리집 앵두라도 따갈래요? (그러나 너무 멀어)

-앵두나무를 키우는 게 어때?

-앵두 시장이런데서 안 파나?

-아시는 곳 공유해주세요...




그냥 앵두가 먹고 싶다고 쓴 글에서 조회수 5만이 터졌다.ㅋㅋㅋㅋㅋㅋ

(아따. 나는 다른 글들 조회수가 터지는 게 더 좋은데)


댓글이 많이 달렸지만 앵두를 판매하는 곳을 알기는 어려워보였다.

포기하고 있을즈음 앵두농부님께서 댓글을 다셨다.


그래서 나는 그 분의 스토어를 눈팅하고 있는데,

뭐가 잘못된건지 오픈런을 하지 못했고, 오픈했던 것도 모르고 놓쳤다.ㅠㅠ


그렇게 앵두를 잊어갈때쯤 앵두농부님께서 느닷없이 집주소와 핸드폰을 물어보셨다?!!!오잉?!


1년에 한 두 명씩 랜덤으로 선물을 보내주시는데 올해의 주인공이 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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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임?


진짜였다. 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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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아앙! 이 영롱한 색감. 아름다운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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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받은 건 과일이 아닌

잃어버린 과거의 그 무엇이었다.


당시 느꼈던 감동과 소감을 그대로 소환하기 위해 나의 땡스타화면을 스샷떠왔다.


요리 만화를 보면, 사람들이 요리를 먹으면서 막 우는거.


"대령숙수. 너는 내가 잊고 있던 초심을 되살려주었다.ㅠㅠ"

"요리사님의 요리는 저의 어머니의 것과 똑같습니다! 흐엉엉!"


그거 진짜 개오바 뻥이라고 생각했던 내 자신, 반성해ㅠㅠㅠㅠㅠㅠ


정말로 저 작고 예쁜 과일이 나의 눈물 트리거가 되다니.

내가 정말 만화드라마같은 경험을 하다니!


1년이 거의 다 되어가는 시점에도 가슴이 뭉클해진다.

그렇게, 만화같은 경험을 하게 해주신 농부님과 나의 접점이 생겼다.


우린 sns친구가 되었다.


무엇이든 보답드리고 싶었는데 무턱대고 뭔가를 드리는 건 좀 아닌 것 같아서

농부님께 필요한 게 무엇이 있을까, 그 분의 sns를 들여다보다가




아앗!!! 이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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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친구들이 농지에 자주 출몰하여 불편하다시는 글을 목격!!!


"그랫. 바로 이것이다!"









태붕 탄생기가 조금 길었다.


하지만 이 탄생기를 빼놓을 순 없다.


<태붕이>와 <무엇이든 만든다올>은 모두 여기에서 시작되었다.







이것이 태붕이가 부엉이와 똑같아져야만 하는 이유다.


난 태붕이를 농부님 농지로 보내서 허수아비를 세울 계획이었다.


큰 새로 작은 새를 쫓는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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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붕이는 어느 정도 비슷하게 온 것 같지만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ㅋㅋㅋㅋㅋ




그래서 하얀 거위털을 염색하기 위해.... 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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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하지만..




하지만....





하지마아아아안.... Omg


건조된 날개는 완전히 미쳐날뛰며 초심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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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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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감이 마르면 복구가 될 줄 알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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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털의 원본상태에서 살아있던 저 살랑살랑한 질감이

격렬하게 사망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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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나 어떡해.


어떡하긴 뭘 어떡해.


태붕아. 너 농촌 못가.ㅠㅠ 내가 못 보내.ㅠㅠ 나랑 같이 살자.









다음 화에 계속~






* 이 브런치북은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사람에게 선의를 베푼 분께 올리는 선물 제작 기록이며,

댓가성 후기글이 절대 아님을 명시합니다. 작가로서의 자존심, 명예, 실명, 걸 수 있는 모든 것을 걸고 맹세합니다! 소중한 기록담이에요!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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