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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포리즘 Oct 05. 2023

엄마는 동화작가 아빠는 시인

에필로그

어느 우연한 접속.

하이텔이나 천리안 같은 지금은 기억도 잘 나지 않을 그 시절의 인터넷 채팅창에서 우연히 만나고 짧은 대화가 오가던 첫 만남의 기억이 어렴풋이 남아 있다. 

서로는 실제 만남을 가질 거라는 생각조차 없이 그저 자신의 이야기와 상대방의 글을 통해 존재하는 휴식처 같은 만남으로 여기면서도 서로에 대한 끈을 버리지는 않았다. 

무언가 스스로의 운명과 같은 같은 만남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한참을 지나서였던 것 같다. 

긴 글로 이어지던 만남 속에 얼굴도 모른 채 지내오던 어느 화창한 날의 첫 만남.

그리고도 많은 시간 떨어져 있으면서 가끔 서로의 안부만 챙기던 그들은 서로에게 우리는 무엇일까라는 수많은 생각을 하던 끝에 결혼을 하게 되었다. 

그들은 동화작가와 시인이라는 첫 자기소개에서 점점 멀어지면서 삶의 무게 속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수행하면서 살아가게 되었다. 


처음은 시인의 제안에서 시작되었다. 

대기업 영업직이라는 현실은 시인이 가진 삶의 방향성과는 많이 달랐고, 자신이 선택하는 인생의 행복을 찾고 싶다고 했다. 시만 쓰는 전업작가의 숭고한 예술혼을 추구하는 삶이 아닌 교육 사업을 통한 자신의 역량에 어울리는 일을 찾아 새로운 인생의 출발을 시작하였다.

동화작가는 시인의 선택을 존중하면서 자신도 다양한 교육 분야의 전문가로 성장하겠다는 꿈을 실천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20년 정도 다양한 학업을 지속적으로 함께 하면서 자신들의 역량을 키워 나갔고, 이전부터 해오던 교육 사업을 통해 사회적 성취도 실현해 갔다. 그 사이에 두 아이의 부모가 되어 아이들을 공동으로 양육하면서 이상적이고 바람직한 부부의 모습, 좋은 부모의 모습을 완성해 나가기 위해 노력했다.    

  

바쁜 삶 속에 그들은 잊고 있는 사실 하나를 깨달았다, 

그들은 작가라는 사실이다. 

세상을 아름다운 언어로 이해하고 새로운 문장으로 완성하던 순수했던 열정을 찾고 싶었다.      

아이들은 그들이 살아가는 새로운 세상의 발견이었다. 

아이들을 통해 바라보게 된 세상과 아이들에게서 느낀 감정을 기록하는 것은 그들의 새로운 소명이 되었다.

동화작가와 시인은 동시를 통해 그들과 아이들의 세상을 바라보기로 했다. 

더불어 그들이 만들어 가는 동시를 통해 세상의 많은 부모와 어른들, 혹은 아이들과 함께 소통하고 함께 세상을 기록하는 기쁨을 나눌 방법을 고민했다.     

그들은 일상에서 발견한 아이들의 이야기, 그 속에서 찾아내 부모의 역할, 더 나아가 어른들이 아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동시를 함께 만들어 보는 것으로 완성해 보고자 한다.    

  

그들은 믿고 있다.

치열한 경쟁에만 익숙한 아이들의 세상에서 새로운 교육의 미래를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함께 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부모와 자녀의 소통을 통해 바람직한 관계를 만들어 갈 수 있는 새로운 믿음이 있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자신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그들만의 동시가 삶의 그 무엇보다 큰 발견과 진정한 행복을 느끼게 할 것이라는 것을. 

삭막해진 감성의 시대에 살아가는 현실에서 벗어나 한 줌의 감성을 나눌 수 있는 문장을 써 내려가는 시간을 가지고 서로의 마음에 대한 공감을 완성하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인생에서 가장 큰 힘이 될 것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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