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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포리즘 Oct 05. 2023

3. 기막힌 우연

시인과 동화작가 부부가 아이들과 함께 동시로 바라보는 세상 이야기

자녀는 부모의 거울입니다.

우선 외모적인 면에서는 불변의 법칙인 유전의 위대함을 느끼게 됩니다.

태어날 때부터 뭔가 자신을 닮은듯한 외모에서 오는 친근함을 느끼는 것은 부모와 자식 간의 운명과 같은 것입니다. 자라면서 점차 자신을 닮아가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나 자신의 과거를 떠올리게 됩니다.     

부모를 키워온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자신의 자식과 그 손자들을 보며 늘 닮았다는 말을 하십니다. 

우리가 기억하지 못하는 어린 시절 나 자신의 모습을 손주들에게서 발견하시는 것 같습니다.

드물게 만나는 주변인들은 점점 자라는 아이들의 모습과 부모의 닮은 점을 찾아내고는 인사치레로 닮았다는 말을 하게 됩니다.      


외모가 닮았다는 것이 전부는 아닙니다.

부모 자신도 모르는 습관, 부모만 가졌던 태도나 생각이 묘하게도 닮은 모습을 볼 때면 ‘아 이 아이가 정말 내 자식이구나’ 하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그럼에도 또 다른 아이만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때면 ‘저런 모습도 있구나’ 하면서 깜짝 놀랄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외모가 닮은 나만의 자녀를 바라보는 부모에게는 남다른 소명이 있습니다. 

아이가 외모적으로 자신을 닮았다는 것에 신기해할 것이 아니라 아이가 앞으로 자라면서 완성시켜 나갈 인간의 바른 모습을 보여주어서 닮아갈 수 있도록 모범이 되어야 합니다.      


부모는 자녀의 거울입니다.

자녀는 부모를 통해 사회성을 배우게 됩니다. 양육의 첫걸음을 통해 아이에게 어떤 삶의 방식과 태도를 가지고 성장할 것인지 가르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모는 아이를 위해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부모의 모습을 닮아가야 합니다. 자녀의 눈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비록 완벽한 부모는 아닐지라도 사회적으로 용인되고 받아들여질 수 있는 최소한의 자격을 갖춘 한 인간으로서의 모범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백지 위에 그려지는 아이의 삶 속에 닮아가고 싶은 부모로 인정받을 수 있다면 그것보다 큰 행복은 없을 것입니다. 




기막힌 우연     


                    

발가락이 닮았네      

어휴 코도 똑같아     

어쩜 제 아비를 꼭 닮았구나          


할머니는 맨날천날 닮았다고 하신다     

지난번엔 눈썹이      

그전에는 뒤통수가     

콧구멍 개수도      

잠자는 모습도      

어쩜 제 아비를 쏙 빼닮았구나          


눈물이 난다      

아빠 머리 반짝반짝 빛이 나는데     

어쩌나 닮았구나     


할머니 미워




# 작품 소개


누군가를 닮았다는 것은 참 신기합니다. 

길을 가다가도, TV를 보다가도 가족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는 것은 가족이 하나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할머니는 자신의 손자가 자신의 아들과 닮았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너무나 귀여워 손끝, 발끝부터 머리털 한올까지 사랑스럽게 느껴지실 겁니다. 

가족이 서로 닮았다는 것은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니니까 아빠를 닮았다는 할머니의 말에 아이는 당연하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누군가에는 큰 문제가 될 수도 있었네요. 문득 아빠의 대머리를 보게 된 아이의 걱정과 분노가 생생하게 느껴지면서 웃음이 나는 동시입니다. 

요즘 아이들은 외모에 너무나 관심이 많고 일찍 세상 이치에 대해 알다 보니 자신에게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습니다. 특히 자신의 외모에 대한 불만이 생긴다면 상당한 고민을 하게 됩니다. 

외모가 전부는 아니지만 아이들의 세계에서 외모는 너무나도 소중한 것이기에 이를 인정해 주는 긍정적인 반응이 요구됩니다. 

아이들의 외모에 대한 관심을 함께 고민하고 다양한 대안을 함께 고민해 주는 것도 지금 이 시대의 부모의 역할입니다.      



# 창작 아이디어


시를 쓸 때 가장 흔한 표현 방식이 비유법입니다. 시의 소재를 다른 것에 비유하는 것이 시적인 표현에서 가장 대표적입니다. 

세상에는 닮은 것들이 참 많습니다. 사람도 얼굴이나 목소리가 닮은 경우가 많고, 주위를 관찰하면 서로 비슷한 것들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가끔 친구들을 다양한 동물이나 사물에 비유해서 별명을 부르면서 놀리기도 합니다. 지나치지만 않는다면 서로 더 친근해지는 방법이기도 하지만 서로 상처가 되지 않는 수준을 지켜야 할 것입니다. 

공통점을 찾는 것은 관찰력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평소에도 아이들이 자신의 주변을 늘 관찰하고 확인하는 습관을 가지게 하는 것은 좋은 교육이라고 봅니다. 

‘사과 같은 내 얼굴’ 같은 흔한 동시에서 출발해서 아이들의 다양한 관찰 속에 공통점을 찾아내서 함께 동시를 완성해 본다면 참 좋은 경험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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