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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포리즘 Oct 05. 2023

4. 김서방이 누구야?

시인과 동화작가 부부가 아이들과 함께 동시로 바라보는 세상 이야기

아이들은 부모보다 할아버지, 할머니의 사랑에 더 크게 반응하는 것 같다. 

요즘은 삼대가 같이 사는 경우가 많이 줄었고 가끔 특별한 날이나 명절에만 만나는 경우가 많지만 예전에는 거의 자녀들의 양육은 할아버지, 할머니의 손에 맡겨진 경우가 많았다.      


시인은 장모님을 모시고 살았다.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거의 20년 가까이 함께 살면서 어쩌면 나보다 더 오랫동안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셨다. 

처가살이를 부정적으로 보았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처가와 함께 살거나 가깝게 지내는 경우가 많다. 

딸만 있는 집의 경우 사위들이 오히려 아들처럼 처가 식구들을 챙기는 경우가 많고, 장인, 장모님들도 사위를 백년손님에서 아들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아이들은 외갓집의 돌봄 속에서 충분한 사랑을 받으며 자랐고, 양육의 많은 부분을 의존하였으며. 조부모 세대의 수많은 지혜들과 문화를 공유하는 특별한 기회를 가진 행운을 누렸다.      


아이의 기억 속에 외할머니는 어떤 기억으로 남아 있을까? 

가끔은 예전의 기억들과 어렴풋이 기억나는 장면들 속에 아이와 외할머니가 함께 하던 순간들이 떠오른다.

외할머니는 아이를 정말 소중히 하셨다. 늘 자신이 다니는 곳에 함께 데리고 다니면서 많은 경험과 자혜를 공유하였다. 지식이 넘쳐나는 세상 속에서도 삶의 지혜는 쉽게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랜 세월 살아온 인생을 통해 전해지던 지혜를 전달해 줄 소중한 존재로서 아이들에게 할아버지, 할머니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아이를 대하는 작은 태도이다. 부모는 아이에게 엄한 규율로 바르게 자라기만을 요구하지만 외할머니는 늘 아이를 감싸고 돌보는 것이었다. 때론 아이에 대한 교육에 지장이 있지 않을까 우려도 하지만 결국 돌이켜 보면 그 시절의 우리들도 할아버지, 할머니의 보호 아래 성장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이들에게 늘 쉴 수 있는 그늘, 자신을 바라봐주는 거울 같은 존재로 늘 같은 자리에 있었던 숨은 사랑이 있었기에 우리도 지금 여기에 있는 것이다.     


점점 아이들과 조부모 세대의 간격이 멀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아이들에게 진정한 사랑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지는 것이 너무나 안타까운 현실이다. 

우리가 미처 다하지 못한 효도에 슬퍼하면서도, 자녀들에게도 충분한 사랑을 받을 기회조차 주지 않는 것을 반성해야 할 것 것이다.      

누구보다 큰 사랑을 주신 부모님들에게 엎드려 절하며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 




김서방이 누구야?


               

할머니가 부른다 김서방 김서방     

아빠가 쏜살같이 쪼르륵 달려간다          


김서방이 누구지?     

우리 아빠 아닌데     

언제부터 아빠 이름 김서방이었나?      

    

엄마한테 물었다     

김서방이 누구야?     

누구긴 누구냐 이 집 손님이지     

아빠가 손님이야     

할머니한테 물어봐          


할머니아빠는 누구 손님이야?     

아빠는 우리 손주 데려다준     

귀한 손님이란다




# 작품 소개


예전에는 일반적으로 시집살이를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아내가 시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것이 보편적이었고 대부분 아내가 친정과 단절되면서 희생해야 하는 불합리한 문화가 존재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부부가 독립된 관계를 유지하며 시댁과 친정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보편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남편들에게 처가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사위 사랑은 장모님’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장모님에게 사위는 자신의 딸을 지키고 사랑해 줄 가장 소중한 존재라는 의미에서 ‘백년손님’이라고 부르면서 최고의 대우를 해 주었습니다.

아이들도 외갓집의 추억이 상대적으로 많아지면서 좋은 추억들을 많이 만들고 있습니다. 이 동시에도 외갓집에 방문한 아이들이 아빠에 대해 외할머니가 하는 말이나 행동들을 보면서 새로운 면을 발견하게 됩니다.

점점 핵가족화된 현실 속에서 할아버지, 할머니와의 추억은 만드는 것은 정서적으로도 참 좋습니다. 자주 시댁과 처갓집을 방문해서 가족의 화목을 도모하고 아이들에게도 소중한 경험을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 창작 아이디어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엄마, 아빠를 키우면서 어떤 생각을 하셨을까요? 지금 우리 아이들을 보시면서 부모님의 어린 시절을 기억하고 있지는 않을까요?

가끔 엄마, 아빠의 어린 시절은 어땠는지 궁금하다면 물어보세요. 어쩌면 상상도 못 한 엉뚱하고 귀여운 엄마, 아빠를 발견할 수도 있을 겁니다.

할아버지, 할머니 집에 가면 엄마, 아빠의 예전 추억이 담긴 물건들을 찾아보세요. 낡은 사진이나 학창 시절에 쓰던 물건들을 보면서 추억을 할 수 있을까요? 손 때 묻은 오래된 서랍장 속에 보물이 숨겨져 있지는 않을까 찾아보세요. 

아니면 할아버지, 할머니의 옛날이야기를 조사해 보세요. 재미있는 옛날이야기들을 듣다 보면 새로운 상상을 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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