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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포리즘 Oct 05. 2023

2. 옆집 엄마 옆집 아들

시인과 동화작가 부부가 아이들과 함께 동시로 바라보는 세상 이야기

가끔은 부모도 실수를 한다.

아니 실수하기보다 괜한 자존심과 경쟁심으로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하는 경우가 있다.     

아이는 부모의 소유가 아니다. 부모의 욕망이나 염원을 담아내는 대상도 아니다. 

그럼에도 가끔은 누군가의 아들, 딸의 성취나 흔하디 흔한 자식자랑에 잠깐 흔들릴 때가 있다.

내 아이가 가진 장점을 보기보다 누군가와 비교하게 되는 순간이 오면 냉정함을 잃어버리게 되고, 나 자신의 감정을 아이에게 이해하고 수용하도록 요구하는 실수를 저지르게 된다.

어쩌면 그리 대단하지도 않은 마음속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누군가의 자녀와 내 아이에게 비교하고 상처를 주는 말을 하게 되는 것이다.      


엄친아라는 말을 흔하게 듣게 되는 상황을 마주칠 때마다 그 수많은 엄친아는 도대체 왜 내 주변에 보이지 않는 걸까 궁금해지지도 한다. 

엄마들의 수다는 또 다른 부모에게 화살처럼 꽂히는 자극이 되고, 무성한 소문에 대한 시기심은 눈덩이처럼 자녀들을 향한 비난과 강요로 바뀌게 된다.      

모두들 엄친아에 대해 말하지만 실제로 그 아이들은 어떤 모습일지 누가 진심으로 알고 있을까? 자신의 아이가 가진 장점을 왜 인정하고 말하지 못하는 걸일까?

누군가에게는 우리 아이가 비교의 대상이자 엄친아의 모습으로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적어도 내가 바라보는 아이들은 충분히 자신의 장점을 가지고 있고 누구보다 많은 성취를 이루었다.


비교를 하기 시작하면 그 끝이 없는 법이다. 부모의 욕심에 아이를 맞추기보다 아이의 기준에서 그들의 성공을 칭찬하고, 부족한 점을 채울 수 있는 동기 부여를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부모도 하지 못하는 일을 아이에게 강요하는 것은 잘못이다. 또한 아이들이 친구들을 경쟁의 대상으로 보지 않도록 해야 할 책임이 부모에게 있다.      


아이를 홀로 선 큰 나무처럼, 함께 핀 아름다운 꽃처럼 그 존재 자체로 인정해 주어야 한다. 

우리는 꽃으로도 때리지 말아야 소중한 존재의 부모로서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 




옆집 엄마 옆집 아들  


             

"옆집 영철이는 이번에도 일등이란다"

"옆집 은정이는 미술음악체육 못 하는 게 없단다"     

그래서 어쩌라는 거야

영철이도 엄마 몰래 게임만 하더구만

나도 나름 열심히 한다고

은정이보다 내가 인기는 더 많다고     


"정우는 지금도 공부하고 있더라"     

언제나 옆집 아들

자꾸만 옆집 딸     

엄마는 옆집 엄마

나는야 우리 집 아들     


나도 열심히 하는데

친구들은 내가 더 좋다는데

선생님도 나를 더 재미있어하는데

옆집 엄마만 모른다     


이러면 멋진 아들

옆집 아들 해 버린다     





# 작품 소개


아이들에게 부모님이 하는 말 중에 가장 싫은 것을 물어보면 친구들과 비교해서 하는 말이라고 합니다. 친구 엄마들과 만나고 들어오면 친구들과 공부나 성적을 비교하면서 하는 모든 말들이 큰 상처가 되고 자존심이 상한다고 합니다. 

아이들은 존재 그 자체로도 소중하고 귀한 존재입니다. 스스로 자존감을 가지고 살아가는 인격체로 대해야 하는데 늘 비교의 대상이 된다는 것은 참기 힘든 경험이 된다고 합니다. 

모든 아이들은 각자 자신만의 능력과 소질이 있습니다. 학교에서도 단지 성적만이 아니라 수많은 다른 모습으로 평가받고 있는 아이들에게 특정 면만 가지고 비교를 하는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아이들이 가진 장점을 발견해 주고 칭찬과 격려로 응원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공부가 인생의 전부는 아닙니다. 

이 동시의 주인공은 늘 엄마에게 친구들과 비교당하면서 엄마에게 자신의 자존심을 세우고 싶어 합니다. 흔히 엄친아라고 불리는 친구들보다 자신이 나은 점을 말하고 싶고, 비교만 하는 엄마가 아니라 자신을 인정해 주는 엄마를 원하고 있습니다. 

옆집 엄마가 되고 싶어 하는 엄마에게 옆집 아들이 되겠다는 소심한 반항을 하는 주인공을 지켜보며 웃음이 납니다. 



# 창작 아이디어


아이들에게 가장 큰 버팀목이 되는 것은 엄마입니다, 자신의 감정을 가장 잘 털어놓을 수 있고, 자신을 가장 지지해 줄 수 있는 존재로 생각합니다. 그런 엄마에게 비교만 당한다는 것은 참 괴로운 일이겠지요.

엄마와의 관계에 발생하는 다양한 이야기 속에는 아이들이 느끼는 수많은 희로애락의 감정이 담겨 있습니다. 엄마에게 하고 싶은 말을 생각하고 메모해 두었다가 동시로 적어 보세요. 엄마에 대한 고마움, 섭섭함, 미안함, 하고 싶은 이야기 등 모든 감정들과 사건들을 글로 표현한다면 좋은 동시가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다이어트 중인 엄마에게 하고 싶은 말, 비 오는 날 마중 나온 엄마, 동화책을 실감 나게 읽어주는 상황 등을 동시로 표현하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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