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은 시간을 그물고
납월臘月,
동지섣달 꽃 본 듯이*
봄보다 한발 먼저
살포시 전송된 투명한 기억
얇은 비가 내린다
겨울비는 경쾌하게 고샅을 적시고
오랜 꿈에서 봄을 깨운다
비 젖은 시간을 열칠 적마다
바랜 추억을 쏟아낸다
절개엔 가식이 없어
매화가 아닌 것에 매화라 함은
은은한 자태에서 뿜어내는
너의 노랑, 자애로움
윤회하는 인내
매서운 것에 길들여진 희망
차가운 바람으로 돋아나는 습성 때문인 게지
너를 건들라치면
화들짝 돌아보는 노란 눈웃음
*민요 <밀양아리랑>에서 차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