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계절 단상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이언캐슬 Mar 31. 2024

벚꽃

벚꽃,

봄이었다가

그냥 꽃이었다가


완주하지 못할 줄 알면서도

출발점에 선 마라토너처럼

개하지 못하고

이내 한 줌 꽃 무덤이 되어버릴 것을 면서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웃음 터뜨리는


벚꽃

봄이었다가

그냥 꽃이었다가

가슴 태우며 꽃 불 지피고 있다


웃음 뒤에 꼭 숨겼을 서러운 초록 꽃받침

채 감추지도 못하고

폭! 폭!

그렇게 분홍은 초록에 스미고 있다


동풍의 시샘이 겨드랑이를 간지를 적마다

한 움큼씩 웃음이 자지러지고

앙다문 입술은 절정의 전율을 삼킨다

분홍초록에 물들고 있다


그냥 봄이었다가

꽃이었다가

벚꽃


2024.03.31


매거진의 이전글 갱년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