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장사하면 안 된다고?”

장사는 아무나 하지만 누구나 꾼이 될 수는 없다. (2)

얼마 전 친구에게서 다시 전화가 왔다.


“야 그래서 진짜 장사는 안 되냐?”


단전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분노를 억눌렀다. 스스로의 삶이 걸린 문제의 결정을 남에게 맡기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정 하고 싶으면 뭐라도 알고서 해.”


참고, 참고, 또 참으며 내뱉었다. 사람들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스스로 책임지기보다는 남에게 그 결정을 위임함으로 그 책임을 회피하고자 한다. '네가 하라며'라는 면피를 바라서 일 수도, 아니면 그냥 두려워서 일지도 모른다. 아마 친구도 같은 심리였을 것이다. 하지만 난 그렇게 남의 결정을 내려줄 정도로 전문가도 아닐뿐더러 내가 질 수 있는 책임도 아니었다.


“뭘 어떻게 배워?”


또 다른 질문이었다. 뭐 할 수 있는 질문이다. 하지만 이 질문이 내 입장에서는 그 친구가 장사를 하면 안 되는 더욱 분명한 이유였다.


“그냥 알바라도 해봐. 내가 뭘 다 알겠냐!”


약간의 짜증 섞인 대답 후 연락을 끊었다. ‘할 수 있는 질문이다.’ ‘모르는 건 죄가 아니다.’ 속으로 몇 번을 생각하며 참으려고 했지만 뭘 모르는지도 모르는 건 스스로에게 큰 짐이다. 그리고 그걸 남에게 의존하려고 하는 건 남을 배려하지 않고 자신만 생각한 행동이다. 자신의 모름을 남의 앎으로 보완하는 것과 의존하는 것은 다르다. 결국 스스로 책임질 자신이 없으니 모든 것을 남에게 전가하는 것이다.




장사를 하고 싶어서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장사를 만만하게 생각해서 시작하는 사람도 있다. 만약 스스로 뭘 질문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면 장사를 시작하면 안 된다.


평생 장사를 하면 안 된다는 게 아니다. 다만 다음의 질문들에 자신만의 대답을 내놓을 수 있거나, 이런 질문들보다 더 좋은 질문을 스스로 던져볼 수 있을 때 장사를 생각하라는 것이다.


< 생각해 볼 질문들 >


Q. 상품과 고객을 어떻게 연결시킬 것인가?


이 질문에는 위치, 판매할 상품의 카테고리 설정, 인테리어, 고객 범위, 배달전문여부 등 다양한 질문이 이어질 수 있다.


Q. 돈이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


이 질문에는 비용구조와 수익구조가 이어지고, 각각 구체화할 경우 임대료, 원자재 비용, 노동력에 대한 비용, 수익구조의 다각화 혹은 단순화 등의 질문이 이어질 수 있다.


Q. 숨통이 트이는가?


이 질문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매출액이 높아도 이윤이 없는 경우도 많다. 반대로 이윤이 충분해도 열정이나 여유가 없어서 숨통이 턱턱 막히는 경우도 많다. 특히 장사를 위해 가족 등 자신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를 희생할 회의감 더 나아가서는 우울증이 찾아올 수도 있다.




지난 글에서 말한 전기나 가스 사업자가 왜 생존율이 높게 나왔는지 위 질문들을 보면 어느 정도 유추해 볼 수 있다. 전기나 가스는 상품이 일정하고 고객이 정해져 있다. 특히 일정한 경력이 쌓여야만 개업이 가능하기에 그 시장의 구조를 잘 파악하고 있을 것이다. 따라서 두 번째 질문에도 쉽게 답할 것이다. 그들에게는 마지막 질문만이 남는다. 아마 이는 살아가면서 수없이 스스로 묻고 답하고 수정할 것이다. 하지만 이 질문까지 던져야 하는 삶과 이 질문만 던지면 되는 삶은 분명 다르다.


장사를 시작하는 것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 대부분 모은 돈을 다 털어서, 심지어 대출을 받아서 시작한다. 또,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에 쉽게 생각하기도 한다. 진입장벽이 낮다는 것은 경쟁이 더 치열하다는 것이고, 가져갈 수 있는 파이가 매우 작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상에서 이런 질문들에 답하지 않고, 심지어는 이런 질문을 던지지도 않고 장사를 시작해 성공한 자영업자를 찾을 수도 있다. 심지어 코로나로 인한 불경기에서도 그런 사람들을 봐왔다. 그럼에도 위의 질문에 답하는 것을 추천한다. 왜냐하면 그들의 타고난 감각 혹은 다음 글에서 소개할 과정을 거쳐 배양된 감각을 당신이 가졌을 거라고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음에는 장사를 어떻게든 빨리 해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현실적인 대안을 몇 가지 소개하고자 한다.



<오늘의 체크리스트>

'생각해 볼 질문들'의 대답을 적어보고, 어떤 질문이 더 필요할지 정리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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