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인가 아프리카인가!
“주방장님! 어제 근무하실 분께 이것 좀 이렇게 하지 말라고 전해주세요~”
나와 일한 지 거의 한 해가 다 되어가는 아르바이트생이 나의 심기를 건드린 거 같다. 생각해 보니 오후 근무 교대하면 어제 근무하신 그 분과 업무 인수인계를 할 예정이지 않나.
“아. 그 친구 너랑 근무교대하러 오니 업무 인수인계 때 말하면 되겠네..”
돌아온 대답이 가관이다.
“초면에 이런 이야기는 아닌 거 같아서요.”
ㅎㅎ 나는 그럼 이 친구와 구면인 건가?
리더는 어떠해야 하는 사람이었지? 내가 생각하던 리더는 늘 동료들의 입장에서 함께 노를 저어가며 방향성을 잡아가는 동료 속에 속한 자여야 했다. 그런데 오늘 아르바이트생의 말은 거칠게 나의 마음을 긁어댄다. 최근 그녀의 동생이 만든 엄청난 무책임에 화가 난 탓도 있으리라. 난 사람이니 감정을 느끼고 그 감정을 고스란히 느끼고 분석해야 할 의무가 있다. 지금까지 마음속에 갈무리했던 감정들이 어느 순간 소중한 사람들에게 상처로 되돌렸던 수많은 기억들이 있지 않은가!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고민을 한다. 아르바이트생에게 이야기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네가 하기 싫은 일은 왜 나에겐 괜찮은 거니? 너 좀 버르장머리가 없구나!” 입이 근질근질하지만 더 이상의 얼굴 붉힘이 싫어 또다시 가슴 안으로 갈무리하려는 나… 그 사이의 간극이 참으로 멀기만 하다. 언제부터인가 눈을 마주치는 일이 싫어진 걸까?
그래서 그런지 오늘의 무더위는 나를 지침의 홀로 안내한다. 현재 기온은 31도 하늘은 맑기만 하다. 태양 아래에 서 있으면 마치 내가 녹아내릴 것 같지만 한국에 비해 공기가 머금은 수준은 초등학교 수준인 탓에 녹기보다는 바스락 타 버릴 것만 같다.
이제 곧 근무 시간이니,,,
새로운 근무자가 오면 인사시키고 돌려 까기를 해 봐야겠다.
“얘야~ 새로 온 아무개 씨란다. 너에겐 언니가 되겠네. 아까 무슨 말하려고 했지? 언니에게 이야기해 주면 좋겠네~~”
상상 속의 나는 인자함을 가득 담은 주방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