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003. 첫 출근 일지

저 한국에서 퇴사하고 24시간 비행기 타고 왔는데.. 비어있는 사무실

by 에스더

2024.08.16.(금)


계약서로만 보던 첫 출근 날짜 8월 16일이 드디어 오늘로 다가왔다. 온보딩 첫 OT는 미국 본사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미국 시간에 맞춰 아침 일찍 화상으로 접속했다. 오전에는 같은 날 입사하여 미국 본사 그리고 중남미 각국의 오피스에 나와있는 사람들과 같이 전반적인 내용에 대한 세션을 들었다. 이전 회사에 처음 입사했을 때 교육을 받던 기간이 생각 나는 시간이었다. 그렇게 오전을 보내고 오후에는 한국에서부터 생각해 온 첫 출근 복장으로 단정한 흰 상의에 검정 슬랙스에 검정 로퍼를 신고 사무실을 향했다.


누군가 나와줄 거라는 예상과 달리 혼자 사무실까지 올라가야 했는데 그 과정에서 출입카드가 없어서 스페인어로만 말하는 경비원들과 여권을 들고 계속 소통해야 했다. 이런 과정이 처음 주차장 입구에서-로비에서-사무실 입구에서 반복되었다. 어렵게 사무실 리셉션 담당자를 만나고 IT지원팀 담당자에게 인계되어 시스템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들었다. 이 과정에서 이전 회사에서 쓰고 있던 계정이 만료되지 않아 폰으로는 새로운 계정을 통해 접속할 수 없었는데 또 이전 계정 아이디를 보면서 혼자 약간 아련 모먼트를 가졌다.


그리고 자리를 안내받고 근처에 있는 슈퍼바이저에게 처음으로 인사했다. 한국에서 메일을 통해 상사 이름을 받고 구글에 검색했을 때는 좀 무서운 인상이라 당시 회사 분들도 큰일 났다~하고 놀렸는데 막상 만나 뵈니 아주 좋은 분이었다. 그리고는 할 것도 없었고 사실 사무실 자체에도 사람이 없었다. 내가 만난 두 세명의 사람들조차 내 첫 출근일이라 출근한 느낌이었다. 왜 이렇게 사람이 없는지 물어봤더니 하이브리드로 일하고 있어서 보통 월요일, 금요일에는 출근을 안 하는데 어제 어머니의 날로 공휴일이었기 때문에 더욱 출근 한 사람이 없는 것이라고 했다. 이전 회사를 생각해 보니 이해가 갔다. 우리도 동일하게 주 2회 재택근무를 했었는데 15일 목요일에 광복절이었으니 당연히 16일 금요일엔 절반은 연차 절반은 재택근무였을 거다. 그래서 자리에 앉아 이것저것 만져보다가 그만 퇴근했다.


그사이에 집주인이 방을 청소해서 깔끔한 방으로 돌아올 수 있었으나 그저 피곤하고 몸도 약간 안 좋아서 퇴근 직후 이른 저녁부터 바로 잠들어버렸다. 새벽 사이사이에 잠을 깼는데 넷플릭스로 한국에서 보기 시작한 '이브'를 이어서 봤다. 지금 하고 있는 드라마인 줄 알았는데 22년 드라마구나. 서예지가 다시 나온다니 신기하면서도 원래 저렇게까지 예뻤나? 싶게 중간중간 특이하게 화장하고 나오는 것도 흥미롭고 계속 달라지는 옷을 보는 재미도 있어서 몰입해서 봤다. 아주 단역이지만 비서로 등장하는 배우 차지혁님이 멋있었다.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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