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005. 코스타리카 한인교회

브릿 커피농장과 한식

by 에스더

2024.08.18.(일)


어제 픽업하기로 해주신 분이 점심 준비를 위해 아침 일찍 출발한다고 이른 시간에 만나 뵈었다. 코스타리카에 도착한 뒤로 처음 보는 동양인, 한국인이었다. 교회에 도착해서는 예배가 시작하기 전까지 목사님과 교회를 둘러보며 코스타리카에 오게 된 계기나 이전에 다녔던 교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새로 집을 구하게 될 연구소 근처 동네에서 집을 함께 봐주실 분을 연결해 주시기로 했다. 10시 40분이 되어 성경을 읽기 시작했는데 사실 오랜만에 참석한 예배였다. 예배 후 점심 메뉴로는 육개장과 밥이 나왔다. 사실 한국이었으면 잘 먹지 않았을 메뉴지만 감사한 마음으로 맛있게 먹었다. (이야기를 듣고 나중에 아빠가 놀렸다. 밥에 찌개도 안 먹던 내가 육개장에 밥까지 말아먹었다고)


한참 앉아 다른 분들 정리가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목사님 부부와 차를 타고 조금 멀리 있는 곳까지 나왔다. 그냥 근처 카페로 가는 줄 알았는데 코스타리카 커피 브랜드 중 가장 유명한 Britt을 생산하는 곳까지 나왔다. 나중에 찾아보니 San Jose를 벗어나 Heredia라는 다른 주? 까지 넘어온 것이었다. 커피와 함께 카페 옆 가게에서는 다양한 초콜릿과 기념품도 판매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작은 스노글로브를 팔길래 멕시코에서의 기억을 떠올리며 혹시나 일 년 내내 하나도 마주치지 못할까 봐 그냥 구매해 버렸다. 야외자리였는데 갑자기 비가 너무 세차게 내려서 조금 추웠다. 나는 보통 하루에 투샷 이상은 마시지 않으려고 하는데 이미 교회에서 커피를 마셨기 때문에 핫초코를 주문했다. 정원 가운데 앉아 오랜 시간 비 오는 것을 구경하고 말씀을 들으며 따뜻한 음료를 마시고 있자니 내가 코스타리카에 왔구나 싶었다.


옆에 다른 테이블에 먼저 앉아 계시던 분들이랑 나누는 대화를 들어보니 반돌라(Vandola, 코스타리카식 커피 드리퍼)로 주문해 여럿이 나누어먹는 커피의 형태가 가장 보편적인 것 같았다. 돌아와 찾아보니 프랜치 방식, 초레아도르(Chorreador, 코스타리카 전통 드립 방식), 반돌라 등 커피 내리는 방식을 고르는 식이었던 것 같다. 어느 정도 비가 그쳐 정원을 한 바퀴 돌았다. 커피나무에서 열매가 자라고 있었다. 나비정원 안의 나비들과 불 꺼진 커피 공장도 볼 수 있었다. 스타벅스 커피 농장 투어가 생기기 전에는 이곳 커피농장 투어가 유명했다고 한다. (지금은 산호세에서 한 시간 거리에 스타벅스에서 유일하게 운영하는 커피 농장이 있다.)


공간을 둘러보다가 주한 코스타리카 대사관에도 전시되어 있던 알록달록한 수레를 볼 수 있었는데 찾아보니 커피콩을 운반하기 위해 제작된 코스타리카 전통 수레 카레타(Carreta)라고 한다. 직접 나무를 깎고 문양을 새기는데 '카레타 제작 경진대회'도 있으며 이 카레타를 직접 만드는 장인은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으로도 등재되어있다고 한다. 괜히 대사관에 수레를 갖다 놓은 것이 아니었네!


어느덧 저녁 시간이 되어 한식 음식점을 찾았다. 장로님 중 한 분의 생신을 기념하기 위해서라고 했는데 덕분에 오늘 점심 저녁 모두 콩밥이 아닌 한식을 먹을 수 있었다. 어떤 메뉴가 있을지 기대가 컸는데 의외로 많은 분들이 탕수육을 말씀하셔서 나도 탕수육을 주문했다. 한국에서는 중국집에서 자장면과 함께 먹을 때 말고는 탕수육을 따로 먹어본 적이 없었는데 밥과 함께 메인 메뉴로 먹으려니 생소했다. 그리고 오랜만에 점심 저녁을 모두 먹어서인지 혹은 오랜만에 사람들을 대해서인지 밥이 잘 안 들어가는데 또 아쉽기는 해서 얼마 먹지 못하고 포장해서 내일 먹기로 했다. 내일 확실히 먹을 메뉴가 냉장고에 있다니! 감사함으로 잠든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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