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026. 살림 스탯 쌓기

침대커버, 어떻게 하면 깔꼼하게 씌울 수 있는가?(모름)

by 에스더

2024.09.08.(일)


아침 일찍 친구가 다시 집에 찾아왔다. 약간 한국의 대형 다이소 혹은 트레이더스 같은 곳으로 함께 왔다. 심지어 오픈 시간이 되기도 전에! 코스타리카 사람들은 시간 약속에 예민하지 않은데 (짧은 경험+듣기론) 이 친구는 시간이 맞춰서 다니는 몇 안 되는 티카인 것 같다. 한 바퀴 돌면서 청소도구와 주방 용품들을 샀다. 나 해외 생활이 처음이 아닌데 왜 이런 필요 물건들 산 기억이 처음인 것 같지? 집안 살림을 해봤어야 뭐가 필요하고 뭐가 덜 필요한지 구분을 할 텐데 쉽지 않았다. 그렇지만 한국에 남기로 결정했더라도 올해 내엔 꼭 독립하고 싶었기 때문에 필요한 과정이었을 것!


Pequeño Mundo Zapote에서 지퍼백 말고 일반 비닐봉지와 주방용 가위 그리고 마음에 드는 냄비를 찾지 못해서 El Rey로 넘어가서 또 한 바퀴 돌고 함께 교회에 도착했다. 예배를 드리고 점심으로 나온 만둣국을 먹었다. 그리고 또 한 번 만둣국과 김치를 한가득 챙겨주셨다. 지금까지는 김치는 챙겨주셔도 안 받았는데 이젠 집도 생겼겠다 가져가볼까? 싶었는데 교회분들이 다들 냄새난다고 한 마디씩 하셔서 괜히 챙겼다 싶었다. (차 주인 티카 친구는 아무 소리 안 했는데요..) 거기다 또 다른 분이 반찬으로 나물을 몇 개 해다주셔서 또 이렇게 일주일치 먹을거리가 생겼다. 한국음식 생각이 크게 나지 않는 이유가 있다.(그렇지만 먹방의 존재 이유를 이해하지 못하는 내가 어제 처음으로 마라로제찜닭..? 먹방을 찾아 시청하다 스스로에게 놀랐다.)


집으로 가려나 싶었는데 첫 번째 주에 갔던 Britt에 가자고 제안해 주셔서 친구와 함께 갔다. 이제 캐리어를 전부 풀어서 초반에 꺼내두었던 옷 외에 압축팩에 있던 옷을 입었는데 조금 붙는 상의를 입었더니 어른들 눈에 야위어 보였나 보다. 밥을 한 끼도 못 먹은 것 같다고 이래서 어떻게 일 년을 지내려고 하는지 걱정해 주셨다. 저 먹기는 초반에 더 못 먹었는데 이제 그냥 옷을 꺼내 입은 겁니다..! 그렇지만 덕분에 카페에서 샌드위치도 먹고 와중에 절반은 포장해서 내일 아침까지 공수해 올 수 있었다. 첫 주에 그랬던 것처럼 야외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는데 또 비가 왕창 와서 좋았다. 초록색이 더 초록색이 되는.


그렇지만 집으로 돌아와서는 좋지 않았다. 아직 천장 공사를 안 해서 바닥에 물이 샜기 때문이다. 사실 이건 고쳐질 문제라 상관이 없는데 내가 혼자 구한 방이 걱정된다고 따라오셨던 교회분이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고 떠나셔서 좀 어지러웠다. 감사하지만 감사한.. 생각보다 주말에 혼자 공부할 시간이 없어 밀린 스페인어 복습과 과제를 마치고 또나나(바나나)와 또과(사과) 폭식으로 하루 마무리! 하기 전에 침대 커버를 호텔처럼 깔끔하게 펼치고 싶었는데 고무줄이 아닌 그냥 천으로 된 커버는 처음이라 쉽지 않았다. 쓸데없이 침대는 또 커서 낑낑 거리다 대충 펼치고 그 위에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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