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커버, 어떻게 하면 깔꼼하게 씌울 수 있는가?(모름)
2024.09.08.(일)
아침 일찍 친구가 다시 집에 찾아왔다. 약간 한국의 대형 다이소 혹은 트레이더스 같은 곳으로 함께 왔다. 심지어 오픈 시간이 되기도 전에! 코스타리카 사람들은 시간 약속에 예민하지 않은데 (짧은 경험+듣기론) 이 친구는 시간이 맞춰서 다니는 몇 안 되는 티카인 것 같다. 한 바퀴 돌면서 청소도구와 주방 용품들을 샀다. 나 해외 생활이 처음이 아닌데 왜 이런 필요 물건들 산 기억이 처음인 것 같지? 집안 살림을 해봤어야 뭐가 필요하고 뭐가 덜 필요한지 구분을 할 텐데 쉽지 않았다. 그렇지만 한국에 남기로 결정했더라도 올해 내엔 꼭 독립하고 싶었기 때문에 필요한 과정이었을 것!
Pequeño Mundo Zapote에서 지퍼백 말고 일반 비닐봉지와 주방용 가위 그리고 마음에 드는 냄비를 찾지 못해서 El Rey로 넘어가서 또 한 바퀴 돌고 함께 교회에 도착했다. 예배를 드리고 점심으로 나온 만둣국을 먹었다. 그리고 또 한 번 만둣국과 김치를 한가득 챙겨주셨다. 지금까지는 김치는 챙겨주셔도 안 받았는데 이젠 집도 생겼겠다 가져가볼까? 싶었는데 교회분들이 다들 냄새난다고 한 마디씩 하셔서 괜히 챙겼다 싶었다. (차 주인 티카 친구는 아무 소리 안 했는데요..) 거기다 또 다른 분이 반찬으로 나물을 몇 개 해다주셔서 또 이렇게 일주일치 먹을거리가 생겼다. 한국음식 생각이 크게 나지 않는 이유가 있다.(그렇지만 먹방의 존재 이유를 이해하지 못하는 내가 어제 처음으로 마라로제찜닭..? 먹방을 찾아 시청하다 스스로에게 놀랐다.)
집으로 가려나 싶었는데 첫 번째 주에 갔던 Britt에 가자고 제안해 주셔서 친구와 함께 갔다. 이제 캐리어를 전부 풀어서 초반에 꺼내두었던 옷 외에 압축팩에 있던 옷을 입었는데 조금 붙는 상의를 입었더니 어른들 눈에 야위어 보였나 보다. 밥을 한 끼도 못 먹은 것 같다고 이래서 어떻게 일 년을 지내려고 하는지 걱정해 주셨다. 저 먹기는 초반에 더 못 먹었는데 이제 그냥 옷을 꺼내 입은 겁니다..! 그렇지만 덕분에 카페에서 샌드위치도 먹고 와중에 절반은 포장해서 내일 아침까지 공수해 올 수 있었다. 첫 주에 그랬던 것처럼 야외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는데 또 비가 왕창 와서 좋았다. 초록색이 더 초록색이 되는.
그렇지만 집으로 돌아와서는 좋지 않았다. 아직 천장 공사를 안 해서 바닥에 물이 샜기 때문이다. 사실 이건 고쳐질 문제라 상관이 없는데 내가 혼자 구한 방이 걱정된다고 따라오셨던 교회분이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고 떠나셔서 좀 어지러웠다. 감사하지만 감사한.. 생각보다 주말에 혼자 공부할 시간이 없어 밀린 스페인어 복습과 과제를 마치고 또나나(바나나)와 또과(사과) 폭식으로 하루 마무리! 하기 전에 침대 커버를 호텔처럼 깔끔하게 펼치고 싶었는데 고무줄이 아닌 그냥 천으로 된 커버는 처음이라 쉽지 않았다. 쓸데없이 침대는 또 커서 낑낑 거리다 대충 펼치고 그 위에 잠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