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032. 나루토 생일 파티

¡Feliz cumpleaños!

by 에스더

2024.09.14. (토)


거의 한 달 전부터 잡혀있던 친구의 친구네 생일파티+풀파티 날이다. 어제 너무 많이 먹고 속을 좀 비워야 할 것 같아서 아침을 스킵하려다 거의 일주일째 냉장고에서 기다리고 있는 만둣국을 먹을 타임이 안날 것 같아 챙겨 먹었다. 갑자기 예정보다 빠르게 올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에 급하게 옷을 고르고-풀파티에서는 어떻게 옷을 입어야 하는가? 화장을 하고 기다리고 있었지만 운전하는 친구는 케이크 픽업 때문에 늦어지고 다른 친구가 우버를 타고 픽업해서 또 다른 친구가 있는 곳으로 먼저 가서 기다리기로 했다.


공통 친구 없이 둘이 타고 가는 거라 약간 걱정했는데 지난번에 처음 만났을 때보다는 확실히 편하게 대화할 수 있었다. 어쩌다 보니 점심에 또 피자를 두 조각 먹게 되었다. 그리고 모두 모여서 생일자 친구 집으로 향하였다. 생일 친구 집은 산호세가 아닌 Alajuela라는 다른 주에 위치해 있었다. 이로써 Guanacaste, Alajuela, Heredia, Cartago, San José, Puntarenas, Limón 총 일곱 개의 주중에 Guanacaste, Puntarenas, Limón 세 군데를 제외한 네 개의 주에 발을 찍었다!


시내에서 처음 보는 다른 친구를 픽업해 떠나는 길에는 역시 노래를 크게 틀고 따라 부르며 갔는데 쉽지 않았다. 심지어 팝도 아니고 한국 노래들을 부르며 가는데 나는 내가 10년째 듣고 있는 위너 노래조차 저렇게 부르라면 못 부를 것 같다. 모두가 애드리브 타이밍까지 전부 외워서 들어가는데 실시간으로 에너지를 다해버렸다. 그래서 가는 길에 괜찮아? 괜찮아? 듣다가 잠들어버린.. 미안해 도착해서는 야외에서 생일파티 장소를 꾸미는데 Feliz cumpleaños 풍선을 붙이고 나루토 커스텀 케이크를 꺼내두었다. 다른 사무실 동료 인스타를 보니까 보통 장소를 빌리고 생일 당사자가 좋아하는 하나의 테마를 두고 꾸며서 파티하는 것 같았다. 한국에서는 이미 레드 오션인 커스텀 케이크이나 도시락 케이크집 하나 차리면 잘될 것 같다.


그리고 무기한 대기 시간. 중간에 우버잇츠를 불러서 맥도날드를 먹기는 했는데(첫 코국맥날!) 그저 앉아서 시간을 보냈다. 그러면서 노래를 크게 틀어놓고(이건 여기 문화인지 상관없나 보다. 늦은 저녁까지도 크게 노래를 틀어놓았는데 지나가는 사람들도 신경 쓰지 않았다.) 모두 노래를 따라 불렀다. 한국어 가사도 다들 곧잘 따라 부르는데 나는 아는 노래여도 따라가기 쉽지 않았다.


한참 노래를 부르다 오리가미(종이접기)를 한다고 종이로 나루토 피규어 만들기를 했다. 한국인 특이기도 하고 그중에서도 내가 좀 심한 편이기는 한데 이런 걸 하면 잘 즐기지 못하고 최단 시간에 최고의 결과물을 내려고 아주 노력해서 힘들어버린다. 그렇게 또 제일 먼저 완성해 두고 지쳐서 멀뚱멀뚱 시간을 보냈다. 이후로 다른 친구들 종이 피규어를 같이 만들어주다가 선물 교환식을 했다. 케이크에 불을 붙이고 생일 축하 노래를 불렀는데 지난 번에 어디서 Feliz cumpleaños~하고 짝짝짝!하는걸 들었는데 여기서도 그러는걸 보니 사이사이 짝짝짝하는게 국룰인가보다. 이번에는 모두 흰 옷을 입고 손에 페인트를 칠하고 서로 안아주면서 옷을 꾸미는 활동을 했다. 와중에 옷을 거꾸로 입어서 나는 앞면에 손도장이 찍혀있었다. 그리고 흰 옷을 투과해 페인트가 내 옷에도 묻어있었다.


이런저런 대기 시간과 노래, 활동을 한다고 시간이 흘러 수영장에는 결국 들어가지 못하게 되었다. 풀파티라고 수영복을 입고 오려고 했는데 약간 민망할 뻔했다. 사진을 몇 장 찍고 또 한참을 달려 집으로 돌아왔다. 운전하는 친구가 한 명 한 명 집까지 데려다줘서 고생했을 것 같다. 분명 오늘 아침으로 만둣국, 점심으로 피자, 저녁으로 맥도날드, 후식으로 컵케이크까지 먹었는데 약간 또 출출한 것 같아서 어제 챙겨 온 피자를 두 조각이나 더 먹었다. 하루에 마파두부로 한 끼만 먹고 종일 버티던 그날들은 어떻게 지내온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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